본 한글학교 다례시연 및 매듭 강연을 통해 한국전통문화 알림

2010년 4월 24일 본 한글학교에서는 특별문화행사로 학생들과 학부모, 현지 한인 및 독일인들을 대상으로 오후 3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다례시연 및 매듭강연 행사가 개최되었다. 1부 순서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야외에서 다례시연 및 시음 행사가 열렸고, 2부 순서로 실내에서 간단한 열쇠고리 만들기로 매듭공예의 맛을 보았다.

4월의 변덕스런 날씨도 이 날만은 예외로 따뜻하여 예정대로 야외 다례시연을 실시할 수 있었다. 잔디 밭에 병풍을 두르고 생활 다례에 필요한 다구들이 가지런히 놓인 다례 시연장이 준비되었고 그 옆에는 한국 매듭공예 작품들과 시음용 찻잔과 쟁반이 가지런히 준비되어 놓여 있었다. 학생들과 학부모, 한인 및 독일 손님들이 자리를 잡았다. 정윤정 학교장은 간단히 인사를 하고 난 뒤 다례시연자 한은정 씨, 매듭 강연자 박화영 씨, 그리고 기록 및 행사 홍보를 담당한 이은아 씨를 차례로 소개했다.

만 26세의 한은정 씨는 명원 문화재단 궁중다례 명인 과정 이수하고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한복려 씨의 궁중 및 향토음식 과정 사사했으며, 2007년 국제 청소년 차문화 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수 차례의 다례시연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다례시연자이다. 만 27세의 전통예술연구가 박화영 씨는 서울모드 의상과를 졸업하여 여성복 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2007년에는 무형문화재 제 22호 매듭장 김희진 기능보유자 매듭 과정을 수료하였다. 만 27세의 이은아 씨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했으며 전 국제 인물화 협회 소속 연필 인물화 문화센터 강사 및 일러스트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상 3명은 한국문화를 유럽에 올바르게 인식시키고자 3년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자비로 약 한 달간의 유럽순회를 오르게 되었다. 영국 옥스포드에서의 시연에 이어 유럽 두 번째 시연지로 본 한글학교를 방문하여 한글학교 학생들에게 우리 한국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주었다.

3시30분 단아하고 우아한 자태로 은은한 옥색 저고리에 미색 치마를 곱게 차려 입은 다례시연자 한은정 씨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은근히 과시하며 시연장에 자리한 가운데 이은주 씨가 한국의 차문화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함으로서 다례시연을 시작했다. 이날 동시통역에는 한글학교 어머니인 고유정 씨가 맡아 행사에 참가한 독일인들의 이해를 도와주었다.

이은주 씨는 “한국 차문화 예절은 세계 공통의 기호음료인 차와 한국만의 예법이 결합된 것으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유산”이며 한국은 2000여 년의 차문화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다례를 생활예절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차의 정신은 중정과 겸손이며 중정이란 모든 일에 지나침이나 모자람이 없는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다례를 행할 때의 중정이란 우아함과 소박함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찻잔을 잡을 때에는 왼손으로 찻잔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찻잔을 감싸며 허리를 펴고 편안한 자세로 차의 색을 보고, 찻잔을 가슴 정도의 위치로 올려 차 향을 맡은 후 한 모금 마셔 차 맛을 보며 세 차례에 나눠 차를 마시며, 다과가 함께 있을 경우 첫 잔의 차를 음미한 후 다과를 먹는다며 차를 마실 때의 법도와 순서를 알려주었다. 차는 엄밀히 녹차를 말하며 말차(가루차)와 잎차로 나뉘어지는데 이곳 본 한글학교를 위해 말차를 이용한 생활다례의 시연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은은한 국악 음악을 배경으로 팽주(시연자)가 손님들에게 절을 올리고 차 사발과 차 수저, 차 솔 등 말차 다례를 위한 도구들이 담겨있는 팔각함을 열어 도구들을 꺼낸 후, 따뜻한 물로 차 사발을 예온하는 과정과 말차 우리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독일인 푈(Poehl) 씨에게 차를 접대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차 맛이 어떠했느냐는 시연자의 질문에 푈 씨는 지금까지 마셔본 녹차와는 전혀 다르게 맛이 좋다고 대답했다.

이상의 시연을 끝마치고 참관한 손님들의 질문과 대답 시간을 가졌다. 차 맛을 본 푈 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녹차 맛에서 나는 쓴 맛이 전혀 없고 맛이 향긋하고 구수한 이유가 가루 차이기 때문인가라고 질문을 했다. 한은정 씨는 준비한 차가 구중구포한(아홉 번 볶고 아홉 번 말린) 녹차이기에 향기와 맛이 특별하며 보통 가루 차가 잎차보다 쓴 맛이 강하다고 말하며 녹차를 우리는데 물의 온도가 적당하지 않아 쓴 맛이 강하게 남아있다며 차의 적당한 온도는 물을 팔팔 끓인 다음 수증기를 내보낸 뒤 약 섭씨 70도가 적당한 온도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이며 철학적인 기원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종교적인 기원을 갖고 있는지, 혼자서 차를 마셔도 되는지 등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껏 쓴 맛으로 차 마신 적이 없는 아이들은 어린이도 차를 마셔도 되는지, 꼭 한복을 입고 마셔야 하는지 등 재미 있는 질문들을 많이 하였다. 이어 준비한 타래과와 함께 차 시음을 했고 아이들은 몇 차례 연이어 차를 마시며 녹차 맛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즐거워했다. 타래과를 먹도록 함께 쟁반에 올려둔 간단한 매듭으로 장식된 이쑤시개가 눈길을 끌었는데 이런 소품으로 생활의 여유를 줄 수 있다는데 모두 탄복을 했다. 질의 응답 및 시음 시간이 길어진 관계로 다음 순서로 준비한 퀴즈 순서는 생략하기로 했다.

이어 5시부터 장소를 교실로 옮겨 매듭 강연을 하였다. 유치반 어린이를 제외한 학생들과 어머니들 그리고 매듭에 관심이 있는 성인들 약 50명 가량이 참가하여 간단한 열쇠고리용 매듭을 만들었다. 전시된 매듭 소품들에 매혹되어 남학생들도 상당 수 참가하여 매듭 실습을 하였으며 처음 해 보는 매듭이 잘 되지 않아 실망도 했지만 모두들 자신이 만든 열쇠고리 소품을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끝낼 수 있었다.  

정윤정 학교장은 아름다운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아무런 보수 없이 이 행사를 4개월 전에 제안해서 한글학교 수업 일에 융통성 있게 맞춰주었고 4개월 간의 전자우편 상의 대화를 통해 정성껏 준비해서 이런 좋은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해준 한은정, 박화영, 이은아 선생님에게 감사한다며 더 많은 독일 사람들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2박3일간 함께 하며 밤 늦게까지 직접 타래과를 만들고 행사장 사전 답사를 해 계획하고 면밀히 준비한 정성에서 차를 다려 손님에게 접대하는 한국 차도의 정신인 중정과 겸손을 몸소 경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하며 한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독일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함께 나누는 이런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 한글학교는 매주 토요일 수업하고 있으며
문의는 정윤정 교장 전화: 0228-263453
                        0171 723 48 72
학교 홈페이지: http://bonn.keid.de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mt.199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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