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3돌 한글날 기념 글짓기 대회 성황리에 마쳐

재영한인 장기 체류자들,자녀들의 한국어 구사 및 한글 사용 부족에 고민


제 563돌 한글날을 기념하여 10월 10일 개최되었던 재영 한글학교 연합글짓기 대회 시상식이 10월 29일 주영한국대사관에서 실시하였다.
영국한국교육원(원장 김우경)에 따르면 재영 한글학교 연합글짓기 대회는 [10년 후의 나의 모습, 내가 사랑하는 것, 나의 친구, 나의 사랑하는 가족] 등을 주제로 학교별로 실시하였다.
이들 중에서 학교별 예선을 통과한 100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0일(화) 4명의 심사위원이 심사한 결과,유년부(초1-3)가 14편, 초등부(초4-6)는 12편, 중등부(중등학교에서 15편 등 총 41 명이 입상하여 시상하게 되었다.
유년부 입상 학생 14 명중에서는 장원을 한 노팅험 한국학교 박채연 양을 비롯하여 9 명이 지방 한국학교에 수상을 싹쓸이 했고,초등부와 중등부는 지방과 런던 소재 한국 학교가 비슷한 수의 수상자들로 분포되었다.
수상 학생을 비롯하여 교사와 학부모 등 총 50여명이 참석한 이 날 행사에서 장원을 수상한 노팅험한국학교 박채연(유년부), 런던한국학교 권이삭(초등부), 런던한국학교 정해명(중등부)의 작품 낭독에 이어 천영우 주영한국대사가 수상학생들에게 상장 및 부상을 수여하였다. 천영우 대사는 축하 및 격려사에서 한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수상 학생들에게 "한글학교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영어와 모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여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하였다.
참석자들은 시상식 이후 교육원이 준비한 다과회에서 음식과 담소를 나누면서 다시 한번 수상자를 격려하였다. 참석자들은 “영국에 오래 거주한 학생들이 우리 한글을 이렇게 감동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글짓기 대회를 통하여 한글학교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재영한인 장기 체류자들," 자녀들의 한국어 능력에 고민"

한편,많은 재영한인 장기체류자들은 자녀들의 한글 교육과 한국어 구사 능력 부진으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으로 일정기간 후 귀국해야하는 주재상사원 등 단기 체류자 자녀들이 주로 재학중인 런던한국학교의 경우
한국의 교육과정을 수업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학교들의 명칭도 대체로 해외에 있는 주말 학교들이 '한글학교'인 것과는 달리 '런던한국학교' 혹은 '런던강북학교'라고 칭하고 있어 명칭부터 다르다.
또한,영국에서 태어나 한국 교재 읽기도 어려운 학생과 불과 몇 일전,멸 달전에 영국에 도착한 학생이 한 교실에서 같이 한국 교재를 중심으로 진도나가기에 바쁜 수업에 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가 학교의 예산도 매우 부족하여 이들을 위한 전문 수업은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한국어 및 한글, 역사 교육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장기 체류자 자녀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나 한글 사용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이로인한 자녀들의 정체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자녀들이 성장한 후에도 한국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다보니,자연스럽게 본인들도 각종 이유를 들기도 하지만 한인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등 한인 사회와 거리를 두고 있어 한인 사회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20 년이 넘게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 재영한인은 "교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한국어 사용에 자신이 없어 영어만 사용하거나 다른 아이들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자주 느껴져
매우 안타깝다."고 말하면서 " 아이들도 성장하면서 한국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지 자꾸 한국 사람들을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재영 한인 단체들도 2 세들의 한국어 및 한글 교육에 무관심하고 있거나 아예 관심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유럽 내 한인 회장 등 한인 단체장들의 애로 사항 등을 말할 때 ,혹은 고국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을 보면 첫 번째가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을 들고 있는 반면,재영한인 사회에서는 그러한 건의나 애로 사항을 제시했다는 말을 아직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이제 재영한인 장기 체류자들도 자녀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과 한글 사용에 대한 부족함으로 고민만 하거나 주위 환경 탓만 하지말고 대사관,교육원,한인회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대어 더욱 관심을 갖고 더 늦기 전에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영국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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