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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은정 기자의 영화 리뷰 ] 앙토낭 페레자트코 Antonin Peretjatko, 프랑스 개봉 2016년 7월 15일 정글의 ...

Posted in 영화  /  by eknews  /  on Jul 04, 2016 22:58

[ 전은정 기자의  영화 리뷰 ]

앙토낭 페레자트코 Antonin Peretjatko, 프랑스 개봉 2016년 7월 15일


정글의 법칙 La loi de la jungle


신자본주의에 대한 엉뚱하고 유쾌한 도전



<정글의 법칙>은 관료주의, 제국주의, 자본주의, 생태파괴, 고용문제 등 프랑스(를 포함한 자본주의 강대국)의 고질적인 정치, 사회, 경제 문제를 유쾌하게 건드리면서 가볍지만은 않은 페레자트코식의 코메디영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글'에 던져진 두 남녀의 모험과 사랑 이야기다. 


'정글의 법칙'이라는 제목은 다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아나의 물질적 '정글', 현대 자본주의사회라는 '정글', 그리고 그 속에 던져진 두 남녀의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이라는 '정글'. 여기에 인간의 영원한 숨통구인 감미롭고 어설픈 사랑 이야기는 영화에 풍미를 더한다. 정글 속에서 길을 잃은 두 실습생의 해프닝이 이끌어가는 <정글의 법칙>은 이국적이면서도 기괴하며 난장의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사회라는 물질적 토대 위에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빠른 속도감으로 몰아간다.  중년의 마크 샤태녀는 프랑스 정부 규제부의 실습생이다. 규제부는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는 기아나의 밀림에 대형 실내스키장 건설 현장 관리를 위해 마크를 파견한다. 갑작스러운 파견임무는 출발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가까스로 현장에 도착한 마크는 또 다른 실습생인 타잔(!)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의 안내를 받고 공사현장으로 가는 도중 사고를 당하면서 이들의 아슬아슬한 정글여행이 시작된다. 


51- 1.jpg


페레자트코 감독이 남아메리카의 프랑스 식민지 기아나를 영화의 무대로 설정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감독은 기아나의 정글을 자본주의 현대 사회의 표상으로 선정한다. 당연히 그 중심부에는 프랑스라는 나라가 있다. 무차별적 개발은 밀림을 훼손하고 변이시킨다. 그가 바라보는 프랑스의 민낯은 식민지에 대한 탐욕이 문명이라 탈을 쓴 신제국주의다. 자본을 앞세워 거대한 밀림을 개발 해 관광산업을 유치하고자 하는 안하무인의 프랑스 정책에 대한 감독의 냉소적 시각은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시작된다. 부패한 관료의 전형성은 보여주는 기아나의 책임관료의 연설장은 그 위를 날아가는 헬리콥트의 바람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프랑스를 상징하는 마리안느의 동상은 밀림 한 복판에 떨어지게 된다. 푸른 산림으로 덮힌 밀림 위를 마리안느의 동상을 달고 날아가는 헬리콥터의 장관은 아름다우면서도 부자연스럽다. 


51- 2.jpg


감독은  <정글의 법칙>에서 다른 문화에 자신의 문화를 전치시키려는 행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영화의 도선인 밀림 한 복판에 실내 스키장을 만들려는 '눈의 나라 기아나(Guiana Snow)'라는 기이한 이름의 프로젝트는 실재 상황에서 착안한 것이다. 2011년 프랑스는 일명 '남미대륙의 유럽'이라 불려지는 기아나와 브라질을 잇는 다리를 완공한다. 하지만 현지 상황은 무시하고 유럽식 규범으로 만들어진 이 다리는 현재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부조리함의 상징으로 회자된다. 토대가 다른 기아나라는 땅에 유럽의 규범을 끼워 넣고자 하는 현대판 제국주의의 생태에 대한 풍자가 이 영화를 관통하면서 신자본주의의 모순을 꼬집는 감독의 과감하고 기발한 시도가 매력적이다. <정글의 법칙>에서 보여지는 기아나와 프랑스의 관계는 부조리한 세상의 알레고리일 것이다.   


51- 3.jpg


영화 시작과 함께 쉴새 없이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마크의 어설픈 여정은 코메디라는 쟝르의 전형성을 띄고 있지만 페레자트코의 코메디는 인물들의 고유한 연기, 배우의 몸을 십분 활용한 연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여전히 '실습생'이라는 (사회적) 이름표를 달고 있는 중년의 마크는 두꺼운 프랑스 '규제법' 책을 험난한 밀림 탈출 여정에서도 놓지 않고 그의 어깨에는 노트북이 들어 있는 가방이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프랑스의 규제법이 기아나라는 땅에서 잘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 규범적 사회에 편입되고자 하는 그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반면 늘 담배를 입에 물고 과격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조금은 무심해 보이는 타잔의 길들여지지 않은 듯한 행각은 자연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이렇게 확연히 다른 결을 가진 두 인물은 정글이라는 무대 위에서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어 나간다. 문명에서 고립 된 두 인물이 '정글'을 헤쳐나가는 길은 오로지 그들의 몸을 통해서만이 가능할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간다. 빼곡히 들어 선 나무들에 망연자실하고 진흙탕에 빠지기 일쑤며 게릴라들과 반성장주의자들의 인질이 되기도 하지만 나비가 내려앉은 타잔의 어깨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나무 가지를 침대 삼아 잠이 든 마크와 타잔에게서 아담과 이브를 연상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페레자트코 감독의 비판적 시각은 마크와 타잔의 기상천외한 해학적 정글탈출기에 녹아나고 그 목소리는 무겁지는 않지만 신랄하다.



                             <사진출처: 알로씨네>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urojournal18@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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