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영삼 前대통령님, 영면 하시옵소서

by eknews posted Nov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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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영삼 前대통령님, 영면 하시옵소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향년 88세로 서거했다.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을 빌릴 수 없다’던 그도 노령으로 인한 병마의 벽은 넘지 못한 채 끝내 먼 길을 떠나고 말았다. 

김 전 대통령의 타계로, 6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영호남을 대표하며 반세기 넘게 질곡의 한국 현대 정치사를 이끌어왔던 ‘양김 시대’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은 경남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에서 자유당 소속으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의 최연소(27세) 국회의원 및 최다선(9선) 국회의원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의 사사오입 개헌에 반대하면서 1년도 못 돼 자유당을 탈당하면서 가시밭 같은 야당의 길을 걸어야 했다.이후 군사정권에 맞서 투쟁하는 과정에서 당시 상도동을 거점으로 한 김영삼계와 동교동을 거점으로 한 김대중계는 민주화 세력의 양대 산맥으로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79년에는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체제에 맞서다가 총재 직무를 강제로 정지당하고 의원직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의원직 제명을 당한 후 했던 말인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명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면서 후대에까지 길이 남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신군부 치하에선 가택 연금 등의 모진 탄압을 당하면서도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해 저항했다. 그러나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야권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뒤 통일민주당 후보로 독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낙선 이후 민주정의당·신민주공화당과 3당 합당을 이뤄낸 뒤 1992년 대선에서 승리해 ‘문민시대’를 열었다. 이때도 ‘3당 야합’이라는 일부 비난이 없지 않았으나 그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며 자신의 정치적 결단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가 가고 없는 마당에 새삼 그의 대통령 재임 시 치적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12·12 쿠데타 이후 군을 장악해 온 사조직 ‘하나회’의 전격적인 해체, 그리고 금융 실명제 도입을 비롯한 경제 개혁은 그가 아니면 그 누구도 쉽게 이룰 수 없었던 큰 업적이었다. 또한 칼국수로 대변되는 검소와 청렴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의 여러 업적에도 불구하고 친인척 비리와 임기 말 외환위기에 따른 국가 부도 사태는 아쉽고 안타까운 대목이다. 경제 분야에 취약했던 그는 참모들의 장밋빛 경제 전망을 곧이곧대로 믿다가 IMF체제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되면서 국민들로부터 원성과 원망을 들어야 했다.

1997년 11월22일, 당시 김 대통령은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됐다는 것을 알리는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한다. 그로부터 18년의 세월이 흐른 2015년 11월 22일,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바로 그날, 김 전 대통령이 영면에 들어갔으니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다.

어찌 됐든 김 전 대통령이 남긴 족적은 한국 현대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운동의 양대 산맥을 이끈 현대 정치사의 거목’,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 ‘한국 민주주의의 길을 넓힌 지도자’, ‘대한민국 정치사의 큰 별’. 많은 이들이 한결같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깊은 애도와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정치권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고, 친박과 비박 혹은 친노와 비로로 갈려 쌈질이 멈출 날 없으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으로 어지러운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이 수많은 동지들과 함께 이룩해 놓은 민주주의가 오히려 퇴행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그의 키드라 불리우는 많은 정치인들이 그의 정치적 사상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어 그의 정치 인생이 꼭 성공했다는 평가는 접어 두자.

하늘나라에선 이 세상 걱정은 모두 접어두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애도의 마음으로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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