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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급식까지 가로채는 사학비리를 엄단해야 1955년 5월 한국은 미국과 농산물 원조협정을 맺었다. 식량난으로 어...

by eknews  /  on Oct 08, 2015 22:22
아이들 급식까지 가로채는 사학비리를 엄단해야

1955년 5월 한국은 미국과 농산물 원조협정을 맺었다. 식량난으로 어쩔 수 없었다. 
34년 11개월 16일의 일제 식민에서 벗어난 광복 기쁨도 잠시, 북한 남침 뒤 폐허의 국토로 국민은 굶주림에 배를 곯아야 했다. 

미국은 1954년 잉여농산물 처리를 위해 제정한‘농업교역 발전 및 원조법’으로 식량을 지원했다. 즉‘미공법 480호’(PL480호) 식량 원조다. 1969년까지 계속됐고 초등학교에 빵과 밀가루가 급식으로 제공됐다. 

국제연합아동기금 도움으로 1953년 빵 무상급식으로 시작한 한국의 첫 학교급식은 이렇게 확대됐다(이는 미국 밀의 한국 식탁 점령 신호탄이었다. 미국 농산물 원조와 수입으로 국내 식량 생산 기반이 급격히 붕괴한 탓이다).

어쨌든 이런 바탕 위에 초교 중심으로 조금씩 싹을 틔운 학교급식 역사다. 

학교급식은 60년이 지난 2015년, 상전벽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 2월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만1천619개교 100%에 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일일 급식 학생 수도 632만 명으로 전체 학생의 99.8%다. 급식 예산도 2007년 4조1천973억원에서 지난해 5조6천13억원으로 늘었다. 

또 정부와 지자체 지원, 무상급식 추진으로 학부모 부담은 2007년 71.7%에서 2014년 29.3%로 떨어졌고 앞으로 더 가벼워질 전망이다.

이런 학교급식의 양적 팽창에는 그림자도 있다. 급식의 질과 관리 문제다. 

특히 이번에 벌어진 충암중·고의 급식비리 사건이 단적인 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측은 납품받은 식재료를 빼돌리고 종이컵과 수세미 등 소모품은 허위로 과다 청구했으며 식용유는 재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모두 4억여원의 급식비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급식용 식용유 10통이 들어오면 4통을, 쌀도 납품량의 80%만 사용하는 식이다. 이를 처리하는 방법도 대담하다. 오전에 빼돌린 물품은 오후에 들어오는 식자재 차량에 실어 내보냈다고 한다. 이런 학교비리를 백주에 목격한 학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차마 얼굴을 들기가 어렵다.

이 학교의 급식비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조리실에서 각 교실로 급식을 옮기는 업무를 배송 용역업체에 위탁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적지않은 뒷 돈을 챙겼다. 심지어 존재하지도 않은 직원들의 퇴직금과 4대 보험료 등을 허위로 만들어 청구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이런 정도면 조직적이고 단수높은 도적질이다. 더 가당치 않은 것은 학교측 항변이다. 식재료비가 많이 나온 연도와 적은 때를 비교하는 바람에 횡령액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도둑질을 하긴 했는데 알려진것 보다는 조금 적다는 얘기다. 학생 밥값을 떼 먹은 교육기관이 할 소리가 아니다.

얼마전에도 이 학교는 급식비 문제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명색 교감이란 사람이 “급식비를 내지 않았으면 밥을 먹지 말라”는 막말로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것 말고도 학교 재단인 충암학원은 지난 2011년 공사비 횡령, 학교회계 부정 등의 비리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당하고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학교를 미래의 동량을 기르는 전당이 아니라 돈벌이 사업 정도로 여기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부정에 연루된 전 교장과 행정실장 등 18명은 파면 및 형사고발조치됐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학교 요직을 독차지해 전횡을 일삼은 배후의 학원법인에 대해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횡령 혐의로 물러난 전 이사장의 2세들이 이사장 등 핵심 자리를 여전히 차지하고 있다. 횡령비 전액 환수는 물론 연루자들은 영원히 교육 현장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고강도 조치가 절대 요구된다.

이번에 드러난 충암학원의 사례는 사학비리의 전형이다. 충암고는 지난 2011년에도 감사를 통해 재단이사 전원이 징계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이번 사건은 사학비리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잔존해온 구조적 비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막대한 국고 보조금이 들어가는 사학은 재단 이사장 일가의 사유 재산이 아니라 공공성을 가진 재산이다. 교육당국은 이를 계기로 비리 사학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이런 비리가 덮여 있었던 데는 교육당국의 부실한 감시·감독도 한몫했다. 

교육당국은 철저한 조사 후 자격 없는 사학재단에 대해서는 퇴출도 불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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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Last Update)
2015/10/08 22: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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