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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17.10.02 00:16

오, 내 사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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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너스의 탄생
보티첼리는 고대 그리스 조각의 미인상에서 영감을 얻어 인물의 윤곽선을 뚜렷하게 표현해 인물의 명료함을 강조했다. 그의 비너스는 체중을 한쪽 다리에 실어 몸매의 윤곽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두 젖꼭지 사이의 거리와, 유방과 배꼽 사이의 거리, 배꼽과 성기 사이의 거리가 같은, 전형적인 고전 시대 미인상의 특징들을 갖추고 있다.
신체 표현에 있어서도 양감이나 무게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비례나 자세가 왜곡되어 있다. 오른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왼손과 머리카락으로는 음부를 가리고 있는 이 자세는 비너스 푸디카(venus pudica), 즉 정숙한 비너스라는 고전 조각의 특정 유형을 따른 것이다. 
그리스 최고의 화가 아펠레스(Apelles)의 <물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를 묘사한 로마의 학자 플리니우스(Plinius)의 글이 보티첼리 그림의 전체 구성에 많은 영감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너스의 자세는 당시 메디치 가에 소장되어 있던 유명한 고전 조각인 ‘메디치가의 비너스(Venus de' Medici)’를 연상시킨다. 보티첼리는 이 작품을 자세하게 관찰할 기회가 있었으며 이 조각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디치의 비너스.jpg
메디치의 비너스

4) 천상의 여신
하늘을 뜻하는 푸른 망토와 땅을 뜻하는 붉은 색 드레스로 온 몸을 가린 채 시선을 내리 깐 정숙한 성모상에 익숙해 있던 당시 사람들에게 이 나체의 이교에 해당하는 여신상이 준 충격은 대단했다.
 
Christ Glorified in the Court of Heaven, Fra Angelico, 1428-30.jpg
Christ Glorified in the Court of Heaven, Fra Angelico, 1428-30

기독교가 지배하던 세계에서 이교(異敎)의 신들이 당당하게 그림 속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피렌체에서 신플라톤주의가 융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플라톤주의자들은 비너스의 본성을 육체적인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지상의 미와 영혼의 완결을 지향하는 천상의 미로 구분하고, 천상의 비너스가 바로 성모 마리아의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4세기에서 14세기에 이르는 약 천 년 동안 서양 미술은 성서의 내용을 다룬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여성의 누드를 그린 것은 에덴 동산의 이브나 성녀들의 고난을 그린 그림들뿐이었다.
 
성경 속의 아담과 이브 (1250).jpg
성경 속의 아담과 이브 (1250)

 성경 속의 아담과 이브 (1300년경).jpg
성경 속의 아담과 이브 (1300년경)

이브나 성녀가 아닌 여자의 누드를 그린 그림은 물론 전무한 상태였다. 또한 남성 누드의 경우도 이 그림이 나오기 겨우 50년 전에 도나텔로가 제작한 다비드 상이 최초 작품이었다. 
 
다비드, 도나텔로, 1428.jpg
다비드, 도나텔로, 1428

중세의 이브가 나체로써 유혹과 타락을 상징한 반면, 비너스는 너무도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자신의 완벽한 나신을 드러내고 있다. 그 아름다움이 너무나도 고귀하고 감미로워, 속되다거나 천박하다거나 치욕스럽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고상하고 우아하게 느껴진다. 
아름다움과 사랑, 그리고 생명력의 관계는 사실상 불가분의 관계다. 미의 여신은 영혼의 아름다움과 정신적인 사랑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육체적인 아름다움과 쾌락적인 사랑 또한 주관한다. 
육체의 아름다움과 쾌락적인 사랑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세속의 아름다움과 쾌락은 어디까지나 천상의 아름다움과 영적인 사랑에 도달하기 위한 디딤돌이다. 즉, 외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여신인 비너스의 모습을 감상하는 행위는 인간의 마음을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세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인간은 세속적인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정신적인 아름다움과 사랑을 이해하고 그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보티첼리가 활동한 당시 피렌체에는 이와 같은 플라톤 철학에 영향을 받은 신플라톤주의(Neo-Platonism) 추종자들이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당시 피렌체의 15세기의 신플라톤주의자들은 대부분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가 후원하는 플라톤 아카데미아 회원들이었다. 신플라톤주의자들은 비너스를 우주의 조화에 대한 완벽한 인격화로 보았다. 메디치가 소유의 별장에서 자주 열렸던 이들의 회합에 보티첼리 역시 꾸준히 참석하면서 그곳의 지적 분위기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은 이러한 당대의 사상을 시각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신플라톤주의적 인간성의 상징인 비너스가 토스카나 해안에 도착함으로써 피렌체의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표현했다는 정치적인 견해도 있다. 혹은, ‘비너스의 탄생’이 ‘봄’과 함께 단지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하여 그려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쨋든, ‘봄’도 ‘비너스의 탄생’도 모두 사랑의 숭고함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5) 짝사랑의 결말
보티첼리의 작품 속 이 비너스의 진짜 정체는 시모네타 베스푸치(Simonetta Vespucci)라는 여인이다. 그녀는 마상대회에서 일등으로 꼽힐 정도로 15세기 피렌체를 대표하는 미인이었다. 시모네타는 이팔청춘에 일찍 결혼했고 사교계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Portrait of a young woman (probably Simonetta Vespucci), 보티첼리, 1476 -1480.jpg
Portrait of a young woman (probably Simonetta Vespucci), 보티첼리, 1476 -1480

보티첼리는 다방면에 재능이 많았던 그녀를 짝사랑했다. 그러나 그녀는 22살에 요절을 했고, 보티첼리는 그녀가 죽고 나서도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여신으로 화폭에 담았다. 그녀가 죽은지 34년이 지난 후, 그는 유언대로 그녀 옆에 묻혔다.  
 
‘비너스 탄생’의 비너스인 시모네타.jpg
‘비너스 탄생’의 비너스인 시모네타
알레산드로 디 마리아노 디 반니 필리페피(Alessandro di Mariano di Vanni Filipepi)가 본명이지만, 155cm 키에 뚱뚱한 몸매때문에 ‘작은 술통’이라는 뜻의 별명인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로 불린 그의 생애 대부분은 수수께끼에 둘러 쌓여 있다. 하지만, 유언대로 시모네타의 발 옆에 뭍혀서, 이승에서 못 이룬 사랑을 저승에서 누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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