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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6.05.16 01:33

이 시대의 아버지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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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내 영혼의 나침반 #1
이 시대의 아버지 초상

인간은 관계를 맺으면 살아야 한다. 혈통적 관계는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이며 본질적이며 본능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본질적인 관계만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없는 것이 인간 사회이다. 그래서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관계는 사회적 위치, 수입과 직결되어 있다. 왕이 만나는 사람들이 따로 있고, 노숙자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의미이다. 인간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신분적 차이가 존재해 왔다. 과거에는 양반과 쌍놈이 선명하게 구분되어졌다. 아무리 멍청한 사람일지라도 양반으로 태어나면 존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며, 천재라 할지라도 쌍놈으로 태어나게 되면 머슴으로 밖에는 살 수 없는 시대가 존재했다. 

스코틀랜드의 중심도시 에딘버러에는 고지대와 저지대로 구분 된 것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된다. 고지대로 연결되는 도로는 신분이 높은 귀족들이 통행했던 도로였으며, 그곳은 대리석 모자이크로 포장이 되어 있다. 그러나 저지대의 도로는 서민들이 다니는 도로였으며 우범지역이었다. 1997년에 개봉된 영화 타이타닉(Titanic)에서도 귀족들을 위한 층과 서민들을 위한 층으로 구분되어져 있다. 

심지어는 가장 공평해야 하는 교회마저도 귀족들만을 위해 존재해 왔다. 영국에서 오래된 전통교회에는 일반의자 옆에 접이식 보조 의자가 달려 있다. 쉽게 생각하면 의자가 모자랄 경우 여벌의 의자를 갖춘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진실은 하인이 앉아서 주인의 성경책이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보조 의자였던 것이다. 보조의자의 용도를 알게 되면 왠지 모르는 아픔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의 사회적 혹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동감할 수 있는 말이다. 관계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가족관계이다. 

가족관계는 준비 없이도 목숨을 줄 수 있는 관계이다. 목숨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그가 나이며 내가 그가 된다는 하나 됨의 원리가 성립되었다는 증거다. 분명 가족이라는 여러 명의 구성이 있지만 본질은 하나인 셈이다. 그래야 만이 아까워하지 않고 자기 목숨을 줄 수 있게 된다. 사회적 관계에서 목숨을 줄 수 있기 위해서는 깊은 사상이나 교리. 종교적 신의를 배워야 만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가족관계는 어떠한 가르침 없이 목숨을 줄 수 있는 본능이 있게 된다. 

영국의 건축법에는 집안에 타인을 살게 할 경우, 그것이 영업적인 것이라면 반드시 문은 양쪽으로 열릴 수 있는 프렌치 도어를 장착해야 한다. 혈통적 관계가 아니라면 화재나 긴박한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좁은 문으로 먼저 나가기 위해 더 큰 사고를 유발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혈통적 관계인 가족이라면 사고가 났을 경우 양보할 수 있어서 오히려 신속하게 피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맞는 말이다. 

28- 1.jpg
Uxbridge station 광장, 아버지 없는 현대판 가족상

자식을 위해서는 물 속이든, 불 속이든 뛰어들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부모 중에서 어머니의 순교적 희생은 세상에 존재하는 희생, 사랑의 기준이 되기에 넋넋함이 있게 된다. 이는 어느 한 쪽의 주장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사실일 것이다. 영국의 한 기관에서 재밌는 통계를 발표한 적이 있다.

2004년 영국문화협회(Periodical Publishers Association)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102개 국가 성인 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질문 내용은 간단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단어’를 묻는 거였다. 그 결과 가장 아름다운 단어 1위로 선정된 것은 어머니(Mother)였다. 2위의 영예는 열정(Passion), 3위 미소(Smile), 4위 사랑(Love), 5위 영원(Eternity), 6위 환상적(Fantastic), 7위 운명(Destiny), 8·9위는 자유(Freedom, Liberty), 10위 평온(Tranquility) 이었다. 40위는 호박(Pumpkin), 50위는 캥거루(Kangaroo)였으며, 아버지란 단어는 70위 권 밖으로 밀려 났다. 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벅찬 감동이나 아름다움이 호박보다도, 캥거루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었다.

이 시대의 아버지 초상은 무엇일까? 런던 외곽의 억스브릿지 역(Uxbridge station) 광장에 의미 있는 동상이 있다. 여왕 방문 기념으로 세워진 동상이다. 번잡한 광장 중앙에서 길가 쪽에 위치한 동상은 아침. 저녁 출퇴근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동상에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애완견과 함께 묘사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아버지가 없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물론 아버지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출근한 후의 부인과 두 아이와 애완견과 단란하게 외출하는 모습을 동상으로 제작했을 수도 있다. 아무런 설명이 없는 동상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버지란 존재는 가족 관계의 중심에서 점차적으로 주변인으로 벗어나고 있는 현 시대를 반영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부장 제도권 아래에서 오래도록 짓눌리다 보니 여성 권리가 울타리 한계를 뛰쳐나와 세상의 중심에 서 있게 된다. 

언제 부터인가 신부수업을 하고 있다는 여자청년들을 만날 수 없게 된다. 예전에는 특별한 직업 없이 집에 있는 사람들은 누군가 물어 볼 때 신부수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이 보편적인 대답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백조일지라도 신부수업을 받고 있다는 말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언어는 시대사조이다. 그래서 언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이제 가족의 중심축이 아버지가 될 수 없으며, 여성은 단지 보조적 관계 수단에서 오히려 중심축이 되고 있다. 남녀가 평등하다는 영국일지라도 1918년 국민대표법(representative of the nation, 의회의 의원은 어떤 특정한 지역·신분·이익단체 등의 대표가 아니라 전 국민의 대표여야 한다는 원리. /두산백과 인용)에 의해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선거, 피선거권이 인정되었으며, 1928년에야 전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이 부여되었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법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불과 백 년도 채 되지 않았다. 

남성우월주의 세상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아버지들은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긴 하지만 가족 관계의 중심축에서는 빗겨져나가고 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인간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관계 구성인 가족 관계의 파괴에서 오는 결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생활에 짓눌려 퇴근한 아버지의 가장 고귀한 자리는 이젠 존재하지 않는다. 그곳에 어머니가 앉아 있거나 아이들이 뛰어 논다. 심지어는 애완견이 그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한다. 이 시대의 아버지 초상은 무엇인가? 가족이라는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관계 속에서 아버지의 설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동상 앞에 서 있으려니 서글퍼진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느낌이 든다.

남녀 차별은 없어야 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어머니는 어머니로서 존중받고 존경받는 본능적 시대를 꿈꾸어 본다. 부디 이 꿈이 허된 꿈이 아니기를, 그래서 동상 앞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부재가 당연한 것이 아닌 잘못됨이 상식이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사치가 되지 않기를 희망해 본다.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 예수마을커뮤니티교회 담임 http://jvcc.org
-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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