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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6.05.22 23:08

오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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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노래



민족이 즐겨 부르는 노랫말에 마음 기울여 들어 보면 그 민족의 아픔이 담겨 있다. 우리에게 민족의 노래라 불릴 만큼 애환이 담겨 있는 노래의 1 순위는 아리랑이다. 누구에 의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노랫말이나 곡조 안에 우리 민족의 아픔이 담겨 있게 된다. 민족 전체를 움직이는 것은 언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힘이 된다. 우리 민족이 중요하게 여기는 김치는 언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 지를 알 수 없다. 그 시작을 알 수 없을 지라도 민족 전체가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민족을 움직이는 정체성이 담긴 문화적인 힘이 되는 것이다.

15세기경에 영국에서는 이런 노래가 불러졌다. 제목은 ‘못 하나가 없어서’ 이다.

못 하나가 없어서 말편자가 망가졌다네 / 말편자가 없어서 말이 다쳤다네 / 말이 다쳐서 기사가 부상당했다네 / 기사가 부상당해 전투에서 졌다네 / 전투에서 져서 나라가 망했다네. / 단지 못 하나가 없어서 나라가 망했단 말일세.

길에 떨어졌을지라도 줍지 않을 가치 없는 못 하나가 없어서 나라가 망했다면 그렇게 연약한 나라는 당연 망해야만 할 것이다. 민요를 만들어서 어린 아이로부터 노래를 부르게 한 것은 영국이 가진 국가관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방인이 살기에는 숨이 막힐 정도로 까다로운 법에 시달려야 한다. 영국인들은 앞뒤가 꽉 막힌 융통성이 없는 집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노래의 힘은 그 어떠한 교육보다도 강하게 작용된다. 어렸을 때  게임하며 불렀던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여려 명이 서로 마주 앉아 서로의 다리 사이로 다리를 쭉 펴 노래 한 마디 부를 때 마다 다리 하나씩 짚어 가며 노래를 부르는 게임이다. ‘코카콜라 맛있다. 맛있으면 또 먹고….’ 코카콜라를 먹어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 노래를 불렀기에 성장하여서 음료를 선택하는 것에 고민 없이 콜라가 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코흘리개 아이들에게 까지 입에 오르내릴 수 있게 만든 것은 최고의 상술이 아닐 수 없게 된다.


우리 민족에겐 유난히 오월에 부르는 노래가 많다. 어린이날 노래를 부르며 기뻐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어버이 날 노래는 전 국민에게 불효를 반성케 하는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노래이다. 어린이날을 제정해 국경일로 삼은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영국은 어린이날이 없다. 어린이날이 제정 된 것은 아동 인권이 없었다는 역설적인 의미가 된다. 어버이날에 부르는 노래도 그러하다. 한국 남성이라면 대부분이 군 경험을 가진 자들이다. 훈련 받으면서 어머니 은혜를 부르며 눈물 흘려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노래에는 민족적 애환이 담겨 있다. 오월에 부르는 노래가 많은데 근대사에 또 하나의 노래가 만들어 졌다. 오월의 노래로 불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오월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것은 민족적 아픔과 수치가 담겨 있기에 눈물로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노래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게 된 배경에 관한 이야기다. 1980년 5월 18일 군부독재는 광주를 무장으로 장악하게 된다. 군부독재가 휘두른 총칼 앞에 저항하다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광주 5·18 국립묘지에 이들의 숭고한 애족 정신을 기리기 위에 333기를 안치했다. 이뿐 아니라 희생자 통계를 내기 어려울 만큼 젊은이들이 희생을 당했다. 그들의 죽음은 민주화의 숭고한 밑거름이 된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에 새겨진 진실이다. 매년 5월 18일이 되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여야 정치인들은 광주로 향한다. 행사 마지막에는 누구나 함께 부르는 노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2016년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이 되는 해다. 그 해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된 것이다. 힘을 가진 이들은 진실을 왜곡시켜 자신의 오점을 감추려 한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을 끝까지 부인하고 숨기려 한다. 우리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정정해야 한다. 한 번도 윗물이 맑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목사님께서 사석에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윗물이 맑지 않은 것을 탓하지 말라. 아래에 있는 물이 샘이 되면 된다.’ (김문훈 목사 / 부산 포도원교회) 비록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더러운 흙탕물일지라도 아래에 있는 샘에서 맑은 물을 뿜어져 올리면 흐린 물을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민족의 스승이라 불리는 도산 안창호 선생은 윗물이 더러움에 대해 역설적인 표현을 했다.

“조선을 망하게 한 것은 이완용도 아니요, 일본도 아니다. 조선을 망하게 한 것은 바로 우리이다. 우리가 무지하고 못나서 나라가 망한 것이니,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나라 되찾을 공부를 하자. 지도자가 없다고 한탄하는 당신은 왜 지도자 될 공부를 하지 않는가?”
(한홍 / 칼과칼집 p29 / 두란노2002)


영국의 제 2의 도시라 불리는 버밍햄(Birmingham) 중앙에 있는 오래된 교회(Parish Church of St Martin in the Bull Ring Birmingham) 내부 입구에 물을 위에서 부으면 차고 넘쳐서 아래로, 그것이 차고 넘치면 다시 아래로 흐르게 하는 주조를 설치해 놓았다. 종교적 의미로는 하늘로부터 부어지는 값 없이 부어 주시는 생수의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의미인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이란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윗물이 흐리다 손가락질 하며 머리에 띠를 두르고 한 손에 돌을 들고, 또 한 손에 화염병을 들고 혈기 왕성하게 거리로 뛰쳐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일은 내 스스로가 아래에 있는 샘물이 되어 윗물로부터 오는 더러운 물이 아래로 흘러가지 않게 차단하는 것이다.


28- 1.jpg 


Parish Church of St Martin in the Bull Ring Birmingham
내부에 있는 조형물



어느 민족인들 고통이 없었을까? 어느 가슴인들 숨기고 싶은 역사의 뒤안길이 없을까? 역사 앞에 바르게 서야 하는 것은 정치인만이 아닐 것이다. 국가를 상대로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정치인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싶은 일들이 많다. 오죽 했으면 전직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사반세기 동안 준비했을까. 물론 실제적 사건이 아니라 2012년에 개봉된 영화 ‘26년’의 핵심 내용이다. 다시는 우리 민족에게 오월의 노래와 같은 피로써 불러야 하는 노래가 없기를 희망해 본다. 다음 세대에 그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이 아래 샘물이 해야 할 몫이다. 민족적 아픔과 수치를 되풀이 하는 것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선 역사 앞에 진실해야 하고, 역사의 거울로 비춰진 내 자신에 직면해야 한다. 나를 갈고 닦아서 흐린 윗물을 정화시켜 아래로 흘러 보내야 한다. 5·18 기록관 홈페이지에 가슴에 새겨야 할 문구가 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오월의 노래는 민족의 눈물이며, 더러운 물이 다음세대로 흘러내리지 못하도록 다짐하는 작은 샘들인 민초들의 피로써 토해내는 항쟁인 것이다.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 예수마을커뮤니티교회 담임
http://jvcc.org
-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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