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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6.06.19 23:48

동상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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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의 나라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선진국일수록 도심 곳곳에 많은 동상과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절대 빈곤에 처한 나라는 대통령이나 국왕의 사진이 관공서에 걸려 있는 것이 전부인 반면 선진 문화를 가진 있는 나라에서는 거리 곳곳에 동상을 세워 놓는다. 동상은 그 나라를 일으킨 역사적 인물이다. 인물 동상 뿐 아니라 각종 형상을 한 조형물을 도심 곳곳에 설치해 놓았다. 영국에서 가장 많은 동상이 있는 곳은 에딘버러(Edinburgh)일 것이다. 물론 이는 정확한 통계에 의한 것이 아닌 개인이 느낀 견해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동상들이 우뚝 우뚝 솟아 있다.


인간은 왜 동상을 세우는가? 어렸을 때 기억나는 학교에 세워진 동상은 단순했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이나 책을 읽는 소녀였으며, 강원도 골짜기에 있었던 학교라 그곳에는 특별하게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며 죽어간 반공소년 '이승복' 어린이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일 년에 몇 차례는 위태로운 받침대를 놓고 올라가 동상의 먼지를 닦아내야 했다. 어느 날 학교 운동장 구석에 다른 동상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전혀 낯선 동상이었다. 외국 동화에 나오는 동상이어서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진 않지만 꼭 이렇게 동상을 세워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어렸을 한 적이 있었다.


에딘버러뿐 아니라 런던에도 동상이 골목마다 있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동상을 세운다는 것은 그만큼 위인들이 많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오래된 인물이 동상이 되기도 하지만 오래된 인물 중에서 국가를 위해 지대한 공을 세웠거나 백성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을 동상으로 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 동상은 그 나라의 유구한 역사를 장식했던 민족적 전통이 담겨 있다. 가난한 나라,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나라에서 동상을 볼 수 없는 이유는 국가의 전통이나 민족적 지도자가 없다는 역설적인 의미가 되기도 한다.


런던내셔날갤러리 앞 광장을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이라 부른다. 시대를 호령했던 나폴레옹 군대는 트라팔가 전투에서 패배한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넬슨 제독(Horatio Nelson)은 주변의 건물 보다 높게 동상으로 세워져 있다. 동상 주변에 4마리의 사자가 동서남북을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사자상은 대리석을 깎고 다듬어 만들었는데 트라팔가 사자는 주물로 만들어졌다. 프랑스 군이 버리고 간 대포들을 모아 녹여서 사자를 만든 것이다. 영국을 침공하기 위해 왔던 군대가 이제는 영국을 지키는 사자 머슴이 된 것이다. 영국에게는 영광이며 충실한 사자상이지만 프랑스인들에 수치스러운 사자상일 것이다.


트라팔가 광장에는 두 개의 작은 인공분수가 있다. 쉬지 않고 물은 솟아오른다. 새로운 물은 아니지만 같은 물의 반복일지라도 물은 썩지 않게 된다. 동상을 세워놓고 나라를 빛낸 인물들을 보고 배우라는 것은 역사적 순환을 의미한다. 인류는 언제나 과거를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배운다.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의 정석은 과거에 이미 정립 된 것이다. 음악을 배우는 것도, 미술을 배우는 것도 새로운 것을 창작하기 전에 과거에 완성된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과거가 기초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순환이 멈추게 되면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그래서 정부 관계자들은 역사적 인물을 찾아내고 그 인물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백성들로 하여금 공유하기 위해 동상을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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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순환, 이는 개인뿐 아니라 인류 전체가 함께 공존해야 한다. 문제는 이쪽에서 영웅이 되는 사람이 저쪽 나라에서는 원수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 의사 안중근은 위대한 독립투사였으며 민족의 지도자였다. 그러나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사람을 죽인 살인자였기에 사형언도를 내리게 된다. 넬슨 제독 역시 영국의 위대한 지도자이다. 2005년 영국 BBC 방송에서 설문조사 결과에 영국을 빛낸 인물 10위 안에 들게 된다. 전 국민이 존경하는 인물로 칭송받지만 한 쪽 나라에서는 지워 버리고 싶은 이름일 것이다. 이로 보건대 역사적 순환 자체를 지구촌 모두가 공유할 수 없게 된다. 우리 민족에 가까이 있는 일본과 역사적 순환은 치를 떨게 한다. 젊은이 세대는 문화적 교류로 인하여 현대인들이 누려할 문화 공유는 충분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세대이다. 과거사 청산이 이뤄지지 않고는 역사적 순환은 그 자체가 전 국민이 앓아야 할 역사적 통증이 된다.


어떻게 보면 역사적 순환은 이기적 순환일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 민족에게만 순화되는 것이며, 영국인들에게만 순환되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어렸을 때 위인전을 읽고 배웠다. 대부분의 위인들은 외국에 살았던 인물이었다. 남의 나라 대통령을 역사적 위인으로 배우고 자랐다. 그러다 보니 역사를 보는 혜안이 비좁아져 있게 된다. 제한적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세계 역사 앞에 노출되었을 때 받는 충격은 자신이 배워온 역사관을 뒤 흔들어 놓기에 충분할 것이다. 역사는 역사로 해석하고 역사 속에 묻어 두어야 한다. 현 시대로 끌어 오게 되면 역적이 되기도 한다. 에티오피아는 가난하지만 한국전쟁당시 용병을 보냈다. 용감하게 싸우다 많은 사람들이 고국 땅을 시체로 밟았다. 전혀 관계없는 나라의 전쟁터에서 죽음을 당하는 것은 개인의 결정이 아니라 국가가 결정했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는 이후로 사회주의 노선을 걷게 된다. 당연 북한과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은 역적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과거를 끄집어내어 후세에 심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역사의 퇴보를 의미한다. 심지어는 이미 죽은 사람을 무덤에서 꺼내어 사형언도를 내리는 부관참시 제도는 자기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보복 정치의 좋은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보복은 더 큰 보복을 부르게 되는 것이 인류가 경험한 산 역사일 것이다. 


역사의 순환은 객관적일 수 없다. 한쪽에서는 보존하고 가르쳐야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지워버리고 왜곡되게 가르치게 된다. 국가와 국가 간의 분쟁은 피할 수 없다. 과거에 전쟁을 했다고 해서 영원토록 원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는 지워버릴 수는 없지만 과거는 청산할 수 있다. 과거청산이란 말은 과거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판단에서 잘못한 나라가 사죄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피해를 입은 국가가 가해자인 나라에 잘못을 요구한다면 더 깊은 상처만 남기게 된다. 우리 민족은 일본에 36년 동안 지배를 당했다. 그들은 많은 것을 빼앗아 갔고 우리네 정신을 처절하게 짓밟았다. 심지어는 꽃다운 십대소녀들을 강제로 끌어가 군인들의 성을 충족시키는 이른바 정신대는 우리 민족 모두가 아파하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 사건에 대해 일본은 어떠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대사관에 앞에 모여 정신대 할머니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시위를 한다. 


독일의 경우는 반대다. 유태인을 600만이나 학살을 하였다. 원수가 되도 더 되어야 할 터인데 독일 스스로가 유태인들과 전 세계 나라에 전쟁범 국가로서 깊은 사죄를 한다. 잘못한 것이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질 때 역사를 왜곡시키지 말고 무릎을 꿇고 사죄할 수 있다면 역사는 아름답게 순환된다. 피해를 입은 약소국가가 피해를 입힌 강대국을 향해 잘못을 요구하는 만큼 역사는 역순환 된다. 일본은 많은 부분에 역사를 왜곡시켰다.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 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침략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들이 소인배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한 함께 공존의 삶을 살아갈지라도 역사적 앙금은 지워지지 않게 된다. 그래서 한일전 축구 시합이 있게 되면 어느 축구 시합보다 전 국민이 함께 응원하는 것은 깊게 가라앉은 역사적 앙금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일급수 일지라도 순환되지 않고 고여 있게 되면 부패하게 되어 있다. 역사가 순환되지 않는다면 위대한 업적을 남긴 역사라 할지라도 미래를 향해 가는 후세들에게 발목을 잡게 만든다. 동상을 세워 놓고 후세들로 하여금 세계 속에 혼합되어 가는 민족의 정체성을 붙잡아 놓으려는 것은 역사의 순환 때문일 것이다. 과거로부터 시작되어 현재와 미래로 흘러가는 역사의 순환이 한 민족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웃 나라와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존경할 것은 존경하고, 잘 못한 것은 먼저 사죄하여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대인배의 결단력과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비전이 있을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 예수마을커뮤니티교회 담임 

http://jvcc.org

-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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