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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 서른 세번째 이야기
가정의 달 오월, 결혼(Mariage)에 대한 단상


« 치즈의 종류가 이백 쉰 여덟가지나 되는 나라를  어찌 통치하시겠소 ? 
(Comment voulez-vous gouverner un pays où il exist 258 variétés de fromage ?) »

프랑스인이라면 정치적 성향을 떠나, 누구나 존경해 마지 않는 드골 (Charles De Gaulles)대통령이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지방색도 강하고, 개성도 강한 프랑스인들을 이끌어나가기가 결코 녹록치 않음을, 수 많은 치즈의 종류에 빗대어 에둘러 한 표현이다.

일인당 연평균 24kg의 치즈를 소비한다는 프랑스인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단 하루도 치즈가 없는 식탁을 상상하지 못한다는 프랑스에 살고 있는 요즘,  가지 각색의 치즈가 뿜어내는 다채로운 맛의 향연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모노톤(monotone)의 격리생활에, 잔잔한 무지개빛깔처럼 다가와 소소한 기쁨을 주고있다. 프랑스는 맘만 먹으면, 일년 365일 매일같이 다른 치즈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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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다양한 치즈 / 이미지:서연우

필자는 스튜어디스로 일하기 전, 이십대 초반까지, 치즈를 전혀 입에대지도 못했다. 우유가 상해서 시큼해 진 듯한 특유의 그 냄새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도대체 왜 치즈를 맛있다고 먹는걸까,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입사 일년 반쯤 지나, 신입 승무원의 때를 벗고 시작된 "와인과 치즈"심화 교육. 

이십세가 넘어서야 용기를 내어 처음 맛본  블루치즈의 파격적인 그때  그 맛은, 표면을 수놓은 푸른빛의 곰팡이와 함께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미각의 세계로 나를 인도하는듯 했다.
언젠가 T.V에서, 서양사람들이 된장, 낫또같은 발효 음식의 냄새를 맡고, 혐오스럽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거의 구토할뻔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치즈중에서도 특히 블루치즈는, 쉽게 시도하기엔 망설여지는 풍미를 지니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때 맛본, 로크포르 (Roquefort)라는 이름의, 양젖으로 만든 프랑스산 푸른 곰팡이 치즈는, 미국 나파벨리산 샤르도네 와인을 곁들이니 금상첨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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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포르 치즈 / 이미지:서연우

파인애플향이 강렬하고, 뒤를 이어 계속 따라오는 열대 과일향, 마지막으로 버터향이 아주 살짝 고개를 내밀며 약간의 단맛이 돌던, 캘리포니아의 따사로운 햇볕이 빚어낸, 파인애플 사탕같던 그 화이트 와인은, 로크포르치즈의 강렬한 향을 부드럽게 달래주었다. 

만약, 그때, 캘리포니아 나파벨리 샤르도네 대신에, 샤르도네 (Chardonnay)화이트 와인의 최고봉이라 평가받는 부르고뉴산을 곁들였다면?  제아무리 그랑크뤼 (Grands Crus) 등급의 값비싼 샤르도네라고 해도, 로크포르의 카리스마를 누그러뜨리는 멋진 조합이 되기엔, 조금무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부르고뉴 샤르도네와,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그 둘은 어떻게 다를까? 
일단, 부르고뉴지방의  샤르도네로 만든 화이트와인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세 종류가 당장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샤블리 (Chablis)스타일과 쀨리니 몽하쉐(Puligny Montrachet) 그리고 뭬르소 (Meursault)스타일.

세가지를 한자리에서 비교 시음 해 보면,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하나는 레몬향이 도는 상큼한 산미로 대표할 수 있고,(물론 그랑크뤼나 프르미에 크뤼같은 값비싼 샤블리는, 꼭 레몬이 톡 터지는듯한 산미가 주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다른하나는 샤블리같은 산미가 있지만, 그보단 좀 더 부싯돌(Pierre à fusil)같은 미네랄의 느낌과 버터 뉘앙스가 살아있고, 가끔가다가 고사리 냄새도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복합적이며, 견고하고 묵직하다. 마지막 하나는, 산미보다는,오크숙성에서 얻어지는 깊은 풍미와 버터, 브리오쉬같은 느낌이 대략적인 특징이다.

이들 '샤르도네 삼총사'는, 대륙성 기후(climat semi-continental)에서 만들어진다. 겨울이 무지 춥고, 여름은 엄청 덥고 건조한 날씨가 특징이다. 전형적인 부르고뉴의 날씨가 이런데, 요 몇년간 지구 온난화 때문에, 와인 맛에도 많은 변화가 진행 중이다. 주로 이들 삼총사는 치즈같은 단품보다는, 요리와 곁들일때 더 빛을발하는것 같다. 

샤블리와 굴의 조합은 두 말하면 잔소리고, (샤블리 그랑크뤼나 프르미에 크뤼는 미네랄의 느낌이 적고, 꽃향기같은 섬세함이 많이 표현돼서, 굴과 잘 안맞을 수 있다.) 작가 스탕달이 « 이렇게 못생기고 메마르고 작은 언덕에서 이토록 훌륭한 와인이 나올 수 있다니 ! »라고 감탄했다던 쀨리니 몽하쉐의 샤르도네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 개구리 뒷다리 »요리와 훌륭한 짝이 된다. 아마도, 그 아름다운 조화에, 알렉산드르 뒤마가  한 것처럼,  "무릎을 꿇고, 모자를 벗은채 (A genoux et la tête découverte)" 경의를 표하며 마셔야 하는 '장엄한 오르간 소리 '같은 맛을 진정으로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뫼르소의 샤르도네와는, 특유의 풍성한 느낌과, 그윽한 버터풍미로 인해, 크림소스를 곁들인, 비교적 기름기가 많은 연어요리나 가리비 요리가 좋을것이다. 개인적으로, 송아지를 화이트 크림 소스로 요리한 음식(블랑케뜨 드 보 :Blanquette de veau )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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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케트 드 보 / 이미지:서연우

프랑스라는 이국땅에서, 잘 만든 부르고뉴의 뫼르소를 마실때면,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먹었던 수육과 곰탕이 생각나곤 했다. 그럴때면 이 송아지 요리를 대신 곁들이는 것으로 향수를 달래며, 언젠가는 그 유명한 곰탕집에서 뫼르소와 약간의 곰탕국물을 적신 수육을 꼭 먹어보리라 희망해 보았다. 아마도, 겨울이 좋을것이다.

이처럼, 화이트 와인이라고해서 꼭 생선이나 해산물만 어울린다고 할 수는 없으리라.

신대륙, 미국 샌프란시스코근처의 나파벨리는 지중해성 기후(climat méditerranéen)로 부르고뉴와는 달리, 연중 포근한 날씨와 따사로운 햇볕이 일품이다. 당연히, 배같은 흰 과육,,  달콤한 과즙이 흘러넘치는 흰 복숭아, 달콤한 파인애플같은 열대 과일향이 많이 발현된다. 

오크통으로 예쁘게 화장하여,볼륨있고 진한 풍미또한 특징이고, 햇빛에 과일이 농염하게 익어, 당도 또한 높게 느껴진다. 그래서 아마도, 이 로크포르라는 푸른 곰팡이 치즈랑 잘 어울렸던것같다.

흔히 이탈리아 식당에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으러 가면, 꿀을 찍어먹으라고 내주지않던가 ! 고르곤졸라 치즈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블루치즈이다. 프랑스 로크포르와 당도 있는 와인을 곁들이는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듯 하다.

반면에, 짠맛의 푸른 곰팡이 치즈가 신맛을 만나면 더 짜게 느껴지고, 향도 더 짙게 올라오기때문에, 조화로운 궁합이 될 수없다. 버터향, 브리오슈같은 빵 냄새는 로크포르의 독특한 향기에 마스크를 씌워, 가려보이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다. 

마치 능력있고 강한 개성이 넘치는 아내를, 집에서 얌전히 살림만 하도록 붙잡아두는 남편같은 조합이라서, 아름다운 궁합은 아니다.

전체적인 질감이 무르고, 부스러지기 쉬우며 짠맛이 도는 이 치즈는 향에 있어서, 가히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이 거친 카리스마를 잠재우며, 그걸 아름다운 개성으로 바꿔줄 수 있는 훌륭한 짝꿍은  단맛이 돌거나, 꽃향기, 이국적인 과일 향기가 비교적 진한 와인들이라면 좋을 것이다. 

주로 프랑스 알자스지방의 와인들, 그 중에서도 게뷔르츠트라미너(Gewürtztraminer)라는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 아주 잘 어울린다. 한번 이 와인을 맛본 사람이라면, 거기서 뿜어나오는 풍성한 장미향, 동양의 미인 양귀비가 가장 사랑했다는 과일인 리치향, 이국적인 과일향이 넘치는 이 와인의 농밀하고 개성있는 향기를 단번에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왕이면 이 포도를 늦은 계절에, 손으로 수확한 (vendanges tardives)단맛 나는 와인이라면 훨씬 좋을 것이다. 와인의 농축된 단맛과 개성강한 치즈의 짠맛은 단점은 가려지고, 장점이 부각되는 시너지효과를 내며, 바로 이럴때 '궁합이 좋다.'라는 말이 나오는듯싶다. 

물론, 보르도의 단맛나는 디저트 와인인 소테른 와인도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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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나는 알자스 와인 / 이미지:서연우

알자스 지방은, 전반적으로 강수량이 적고, 가을햇빛이 따갑다. 그래서 포도를 늦게 수확하면, 과육이 농축되어 당도가 높아지고, 향 또한 짙어 진다.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주시어, 
마지막 짙은 단맛이 포도송이 속에 스미게 하소서"

독일 시인 릴케는 가을날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이 싯구를 읊조릴때마다, '가을날 마지막 단맛이 짙게 스며들어', 장미와 이국적인 열대 과일들이 조화롭게 섞인채로 꿀에 잘 버무려진듯한, 진한 향수같은 그 와인 한 잔과, 로크포르 치즈 한조각을 곁들인 한 낮의 '와인 타임'을 그려보게 된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인 동시에, 결혼을 많이 하는 달이기도 하다.
신부중의 신부는 오월의 신부, 여왕중의 여왕은 오월의 여왕,고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오월의 신부를 꿈꿀것이다.

와인과 치즈, 와인과 음식또한, 우리들의 입 속에서 결혼(mariage)을 한다. 
단, 결혼시키기 전, 둘의 궁합을 한 번 본다면 좋을것같다.
<부부의 세계 >에 입문하기 전, 혹시 모를 파탄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 카리스마적 풍미를 지닌 로크포르 치즈가,  신부의 부케같이 풍성하고 화려한 향을 지닌 단맛나는 게뷔르츠트라미너를 만나 멋진 개성으로 재탄생 했듯,  서로가 서로를 빛내주는 그런 관계, 그런 결혼은, 오래도록 행복한 기억을 이어나가게 한다.

(이 글은 2020년 5월10일에 작성 완료된 글입니다.)


서연우
유로저널 와인 칼럼니스트
메일 : eloquent7272@gmail.com

대한민국 항공사. 항공 승무원 경력17년 8개월 .
이후 도불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후  
와인 시음 공부ㆍ미국 크루즈 소믈리에로 근무.
 현재  프랑스에  거주중.
여행과 미술을 좋아하며, 와인 미각을 시각화하여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수있는 방법을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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