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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칼럼 19번째 이야기
아흐카숑(arcachon) 으로 떠난 여행에서 만난 와인

7월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 프랑스 전역은 불꽃놀이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그런데, 하루 전 날도 역시 국경일이다. 페뜨 드  뽕비에(fête de pompier)라고 해서, 소방관, 재난 구조원의 노고를 기억하며 보내는 날로, 그들의 주도로 역시 전역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그 생소한 국경일에 사람들은 뭐하며 지낼까, 궁금하던차에, 보르도에서 국철로 한시간 남짓걸리는 아흐카숑이라는 작은 해안 도시에 살고 있는 친구의 초대로 그 축제를 즐기러 갔다.

아흐카숑의 바닷가 3.jpg
아흐카숑의 바닷가 

그 전에도 몇번 머리를 식힐겸,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십년째 여전히 머리는 식지 않고 있지만) 바다와 사막을 보러 찾았던 아흐카숑은 변함없이 피서객으로 분주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부유한 은퇴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그곳은, 대서양과 직접 맛대고 있으며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마을 캅페레(Cap-ferret)와도 가깝고, 110m높이의, 유럽에서 가장 큰 필라 사막(dune du pilat), 빅토리아왕조 시대의 스타일로 지어진 멋진 집들이 인상적인 아름다운 곳이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매력적인 먹을것과 마실것또한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원인이기도 하다.

IMG_0761.JPG
아흐카숑의 집

아흐카숑의 매력적인 먹을꺼리는 바로 굴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로마시대부터, 이곳에서 굴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굴을 먹는 제철은 9월부터 3월, 특히 크리스마스와 새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름날 먹는 , 바닥에 얼음이 시원하게 깔린, 한접시의 석화또한 별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와인과 함께하면 !

그렇다면, 그 유명하다는 아흐카숑의 굴맛은 어떨까 ?물론 공통적인 굴맛인 바다내음이 담긴 요오드, 미네랄의 느낌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고, 거기에 더해 끝맛에서 약간의 호두, 헤이즐넛(noisette)종류의 섬세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할 것이다
한국의 경남 통영의 굴, 프랑스 아흐카숑의 굴,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먹은 굴은 모두 같은 굴이지만, 그 맛은 천지차이다. 모두 나고 자란 곳이 다르기때문이다. 와인또한 이러하다.  같은 소비뇽 블렁( sauvignon blanc, 화이트와인의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포도 품종), 피노누와( pinot noir, 부르고뉴의 레드 와인을 대표하는 품종)라고 해도, 나고 자란 곳의 특징을 반영한다.
뉴질랜드, 프랑스, 미국의 소비뇽 블렁,  피노누와 그것들이 다 다르고, 또한 지역별로 세분화 해서 시음을 해봐도 다 다르다. 같은 성별, 혈액형과 키, 몸무게를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사람과,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사는 사람, 아시아에서, 혹은 유럽에서 사는 사람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머리카락의 질감, 피부색등등 다 다르듯이.

그렇다면, 현지인들(프랑스 남서부 보르도를 중심으로 아흐카숑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이 맛난 아흐카숑의 굴과 함께, 어떤 와인을 식탁에 올릴까 ? 한식에서 국이 빠지면 말이 안되는 것 처럼, 아마도 서양음식에서는 와인이 국의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흔히들 하는 말로, 굴은 샤블리(Chablis )와 같이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샤블리란,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드는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중  행정 구역상 욘(Yonne) 안에 옥쎄르(Auxerre)에 속하는 마을과 거기서 생산된 와인을 일컫는 말로 ,지역적으로는 부르고뉴 전체를 놓고 봤을때, 파리와 가까운 북쪽에 위치하고 대륙성 기후의 뉘앙스를 띈 해양성 기후의 특징으로 인해, 서늘하며, 키메리지안(kimméridgien )이라고 하는 쥬라기의 석회질로된 토양의 특징으로 유명하다. 
공룡들이 출몰하던 쥬라기에, 이곳은 바다였던 모양이다. 
조개껍데기의 뉘앙스, 상파뉴와 가까운 서늘한 기후, 부싯돌(pierre à fusil)로 대표되는 미네랄의 느낌 , 이 모든것들은 샤블리의 전반적인 특징을 말해준다. (물론 샤블리라고 해서 다 그런건 아니다.) 하고 많은 샤블리중, 그나마 굴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굳이 찾는다면, 7개의 그랑 크뤼중에서, 강을 등지고 그랑크뤼 언덕을 바라봤을때, 서쪽 위에 위치한,  프뤼즈(les preuses)라는게 정설이다. 그곳의 « 깊은 미네랄의 향미( minéralité profonde) »란 해양 퇴적암의 풍화작용에 의한, 점토 석회층(argilo calcaire)이 일곱개밭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보다 한 등급 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훌륭한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 보호아(Beauroy)도 많이 추천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굴과 샤블리의 정설로 굳어진 마리아주(mariage, 원래뜻은 결혼인데, 보통 음식과 와인의 조화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를 비웃기라도 하듯, 내가 만난 , 아흐카숑에서 굴을 먹던 사람들은 거의 대다수가 보르도 페싹 레오냥(Pessac Léognan), 혹은 그라브(Graves), 엉트르 두 메흐( entre deux mers)같은 보르도 지역의 와인과 함께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꼭 보르도 지역 와인에 대한 넘치는 자부심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지역의 음식은 , 그 지역의 와인과 함께 할 때 더 빛을 발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그들은 생활속에서 실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흐카숑의 굴 1.jpg
아흐카숑의 굴

그들 관점에서 보면, 샤블리라는 미네랄 향이 강한 백포도주는  너츠류의 맛을 함유한 아르카숑의 굴맛이 주는 섬세한 느낌을 살려내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다. 샤블리의 서늘한 기후로인해, 그곳 백포도주에서 표현되는 쌀쌀한 강인함 또한, 이곳 남서부 굴의 섬세한 맛에 그리 잘 부합되지 않는다고 보는것이다.물론, 파리와 가까운, 영화 “남과 여”로 유명한 도빌이나그 옆동네 트루빌같은 곳에 바닷가에 놀러가서 굴을 먹는다면, 차가운 기후로 인해 그 굴이 아르카숑에서 나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많은 미네랄뉘앙스를 나타낼 것이므로, 근처와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루아르의 뮈스카델 블렁이나 샤블리를 선택하는게 합리적일 것이다.

페싹 레오냥, 그라브지역은 갸론강 좌안 남쪽, 메독지역 밑에 위치하고 있다
페싹 레오냥이란 지역을 정확히 말하면, 메히냑, 뻬싹, 딸렁쓰, 빌나브 도흐농, 그라디녕, 레오냥,카도작등의 마을이 포함된다 하겠다.

아흐카숑근처 굴양식장 2.jpg
아흐카숑근처 굴양식장

그라브(Graves)란, 그 자체로 자갈이라는 뜻이며, 소나무와 자갈이 많은 지역, 그래서 비가 오면,, 토양에서 물이 금방빠지고 질척이지 않은 특징을 보인다. 깔끔하고, 청량하다. 이곳 소나무들에게서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나 , “봉래산 제일봉의 낙락장송처럼, 독야청청한” 소나무의 모습을 기대하는것은 조금 무리일 것이다. 이 또한 토양의 다양성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프랑스의 자갈이 많고  배수가 잘 되어 끈적이지 않은 이곳의 토양과, 한국의 화강암이 많으면서, 물의 응집력이 좋은 토양에서 자라나는 소나무의 그 모습과 표현 방식은 달라도 매우 다르니까.
 길을 걷다가 가끔, 솔방울이 떨어져, 몇 번 머리에 맞을 뻔 한 적이 있는데, 이곳의 소나무들은 하나같이 커다란 모자를 쓴 것처럼, 혹은  거대 버섯같이 원만한 모습으로 서로 둥글게 어우러져 있다. 돌이 비바람에 마모되어, 저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원만한 자갈이 되어 있는 것 처럼. 강인하고 투사같은 절개있는 모습이라 하기 보다는, 뭔가 넉넉하고, 푸근한 소나무의 모습이다.

보르도 지역의 사람들이 그 지역의 굴과 먹으면 좋다고 생각하여 선택한 페싹, 레오냥 지역에서 사용된 백포도주의 포도 품종들은 소비뇽 블렁, 소비뇽 그리, 뮈스카델 블렁, 세미용 블렁등이 있고, 이 네가지를 적절하게 결합하거나, 혹은 한 두가지를 제외하고 포도주를 만들어,바늘처럼 콕 찌르는듯한 신랄한 산미(acidité aiguillée)가 아닌, 좀더 완만해지고, 그리 신랄하지 않지만, 격조있는 산미( acidité ronde et noble)를 추구하며, 그들은 와인을 만든다.

아흐카숑에서 축제를 즐기며, 친구들과 우연히 들어간 바닷가에 한 식당에 이런 글이 써 있었다. 

“요리란 행복한 시간을 창조하기위해 먹을 것들을 사용하여 이루어진 예술이다.”

 그 행복한 시간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내 주변에서 나는, 운반을 최소화한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만든다면,  또한, 그 곳의 토양과 철학을 담아낸 한잔의 포도주를 곁들인다면,

삶 자체가 예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음 회에 계속)

서연우
유로저널 와인 칼럼니스트
메일 : eloquent7272@gmail.com
대한민국 항공사. 
항공 승무원 경력17년 8개월 .
이후 도불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후  
와인 시음 공부ㆍ미국 크루즈 소믈리에로 근무여행과 미술을 좋아하며,
와인 미각을 시각화하여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수있는 방법을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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