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각국 세무정보
유럽한인 사회현황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Extra Form
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 스물 일곱번째 이야기
몽마르트언덕의 보헤미안, 그들의 넥타 (Nectar:생명의 물)

지난 시월 말, 파리에 갈 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몽마르트르 미술관'을 찾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처럼, 20세기 어느날 필자가 그곳에 처음 갔을때는 오로지 전시된 그림들과 예쁜 카페와, 아름다운 정원만 보였었는데, 이번에는 어느 여인의 목소리도 들렸고, 그리고, 포도밭도 보였다.


“나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채,  세탁일을 하던 어린 미혼모한테서 천하고 가난하게 태어났어요.  어릴때부터 온갖 밑바닥 일은 다 하고 살았죠.  
내가 다섯살때, 몽마르트르에서는 큰 전쟁같은 소동이 있었고, 어린 나는 천신만고끝에 겨우 살아 남았어요. (전쟁같은 소동이란, 파리코뮌을 의미함. 파리코뮌은 독일과의 강화조약과 왕정부활에 반대하여 몽마르트르에서  최초로 시작된 프랑스 민중의 봉기였다.)  
열살이 되던 해,  이 동네 곡마단에서 일하기 시작했죠. (Trapèziste:공중 그네 타는 사람) 어느날 공중그네를 타다가 그만 떨어져, 몸을 크게 다쳐, 더이상 몸쓰는 일을 못하게 되었지 뭐예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열다섯살때부터, 이 언덕에 싸구려 방을 찾아 모여들었던 가난한 화가들을 상대로 모델일을하며 생계를 이어나갈 수 밖에 없었어요. 
스무 살이 되었을때는 이미 남편 없이 낳은 두 살이 된  아들의 엄마로 살고 있었죠. 이곳에서 많은 예술가들(툴루즈 로트랙, 피카소, 고흐, 드가, 르느와르 등의 화가, 시인 아폴리네르, 작곡가 에릭 사티)과 그들의 아뜰리에, 술집을 돌아다니며, 함께 사랑하고, 생활하고 그림도 그리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화가가 되었죠.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립 예술원 회원( Salon de la Société Nationale des Beaux-Arts)이 되는 영예까지 누리게 되었던,  동료 화가 로트랙이 붙여주었던 나의 이름은,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이랍니다.”
(위의 내용은 필자가 미술관에서 나레이션을 직접 듣고 녹음후, 요약 정리하여 쓴 글임.)


2_1수잔발라동의 아뜰리에 .jpg

2_2_수잔발라동의 아뜰리에.jpg

2_3_수잔발라동의 아뜰리에.jpg

이 미술관에 표를 끊고 들어 가면, 처음으로 마주치게 되는 영상실에서, 이 여인의 이같은 담담한 나레이션을 듣고 관람을 시작하게 된다. 

피카소같이 누구나 다 아는 남성화가를 소재로 하기보다는, 화가 모리스 위트릴로의 어머니이기도 했던, 사회적 약자로 보잘것없던 이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몽마르트언덕 예술가들의 정신을 잘 대변한 미술관측의 탁월한 선택에 감탄하며, 그녀가 방금이라도 튀어나올듯 했던, 그림을 그리던 허름한 다락방 조그만 귀퉁이에서 발견한 하나의 빈 와인병을 바라보며, 필자는 강한 의문을 품었다.

3_ 수잔의 빈 와인병.jpg

'도대체 그 시대에(19세기 말) 이곳에서 그녀와 같이 활동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은 어떤 와인을 마시며 예술혼을 불태웠을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었다. 수잔의 아뜰리에를 나와 조금만 밑으로 정원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비탈을 따라 만들어진 포도밭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름하여 클로 몽마르트르(Vignes du Clos Montmartre), 
파리 18구에서 책임을 맡아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는 작은 포도원이다. 해마다 시월 초에 이곳에서 진행되는 포도수확 축제(fête des vendanges)는 이미 파리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포도밭의 규모가 작기때문에, 포도수확은 두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하며, 포도밭은 몽마르트르 미술관과, 유명한 목로주점인 '라팽아질(Lapin agile:'토끼굴이라는 뜻)'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1_clos montmartre .jpg

작지만 꽤 깊은 역사를 지닌 이곳에 첫 포도나무를 심은 사람은 루이6세의 왕비였던   아델레이드 드 사부아( Adélaïde de Savoie 1092년 출생,1154년 사망)라고 전해진다. 중세시대를 살다간 그들은 몽마르트르에 생 삐에르 수도원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몽마르트르의 포도밭은 그 시작이 종교적인 이유와 관련되어 있다.

포도 수확이 다 끝난, 몽마르트르 미술관 정원에서 내려다본 단풍으로 곱게 물든 시월의 포도밭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아름다왔다.

이 곳의 토양을 이루는 성분은 '퐁텐블로의 모래'라고 하여, 파리 근교의 왕들의 사냥터였던 퐁텐블로 숲의 규토질을 많이 포함한 사암으로 된 흙이 표면을 이루고, 그 속의 토양은(sous sol)은 굴의 껍질과 석고같은 성분이 퇴적된 이회암의 녹색 점토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

그렇다면, 오늘날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는 어떤 품종으로 만들어질까? 주된 품종은 보졸레 지방에서 주로 쓰이는 가메(Gamay)를 약 75%를 사용하고, 이십프로 정도는 부르고뉴에서 많이 쓰는 피노누아(Pinot Noir)를 블랜딩한다. 나머지 5%의 품종이 꽤 다채로운데, 보르도 강 우안의 대표 품종인 메를로(Merlot), 그밖에도 독일과 가까운 알자스지방에서 와인을 만드는 품종인 게뷔르츠트라미너 (Gewurztraminer), 리즐링(Riesling)이 거기에 포함되어있다. 세벨(Seibel)이라는 이름의, 미국 포도품종에서 주로 맡을 수 있는 여우냄새(arômes foxé)가 특징인 품종도 소량 포함된다. 
그러나 미국땅이 아닌 프랑스땅에 이 품종을 심은 이유때문일까, 그 특징인 독특한 여우냄새는 많이 표현되지 않는다. 이밖에 다른 품종까지 포함해서 총 스물 일곱개의 종류가 다른 포도로  몽마르트르의 포도주를 제조한다. 

부르고뉴랑 비슷한 이회암층의 토양, 그리고 가메와 피노누와라는 품종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클로 몽마르트르 와인의 맛은, 가볍고 산뜻하며 입에서는 탄닌감이 적게 느껴지고, 산딸기나 신맛의 앵두, 어린 체리의 향기, 수령초(fuchsia:성모마리아의 귀걸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작은 꽃잎이 귀걸이 처럼 밑으로 늘어져 있는 식물), 자른 건초(foin coupé)의 뉘앙스를 후각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환경친화적으로 제초제를 쓰지않고 화학성분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포도주를 제조한다.

주로 적포도주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로제와인도 존재한다. 특히2013년같은 경우,  일조량이 적고 우박도 자주 내렸던 날씨탓에 포도의 숙성이 늦게 이루어지고, 포도알도 많이 손실되어, 포도 수확 축제에 맞춰야 했기때문에 레드와인 대신에 '큐베(cuvée) 포에트(poètes:시인)´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붙여 로제와인을 950병 정도로 생산했다고 한다. 숙성 않된 포도로 레드와인을 만들면, 복합적인 향기없이 그냥 신맛의 불쾌한 탄닌감만 표출되므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여겨진다.

500ml용량으로, 통틀어 일년에 약 천이백병 내외로 생산된다는 희소성 때문에,파리를 찾는 와인 수집가들이나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클로 몽마르트르의 와인은 자선 경매형식으로도 판매가 되고 있고, 오늘날 많은 유명인들의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과거에 몽마르트르 포도주는 삐께뜨(piquette :시큼하고 별다른 맛이없는, 찌꺼기로 만드는 막포도주라는 뜻)라는 말로 폄하되기도 했고, 심지어는 단순한 이뇨제로 비하되기도 하였다. 오죽하면, '삐께뜨 한 파인트(pinte) 마시면, 오줌이 두 파인트(pinte)' 라는 노래도 나왔을까!
 그도 그럴것이, 몽마르트르는 옛날에는 파리 시에 포함되지 않은, 단순히 '북쪽 외곽 개발이 덜 된 지역, 일꾼들이 사는 곳'에 불과했다. 육체적인 일을 주로 하는 그 일꾼들은 주머니가 가벼웠고, 묵직하고 복합적인 그랑크뤼 고급와인을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5_예술가의 성지 몽마르트르언덕.jpg

먼 옛날, 올림푸스 산에 그리스 신들이 '암브로시아'라 불리는 음식과 곁들여 마셨던 건 '넥타'라는 이름의 음료였다. 강한 생명력을 지녔던 이것은 신들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 주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몽마르트르라는 언덕에, 낮은 신분으로 태어난 약자였던 수잔 발라동과 가난했던 그녀의 예술가 친구들은 몽마르트르의 값싼 포도주를 나눠 마시며 어느덧 불멸의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그들이 남긴 예술작품을 통해서 죽지 않고 살아 많은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고있다.

4_예술가의 성지 몽마르트르언덕.jpg

오늘도 
몽마르트르에는
미술로 인해 저주받은 운명을 축복으로 바꿔버렸던
한 여류 화가의 혼이 살아 숨쉬고 있고,
그 혼을 불멸로 이끌었던, 
포도주 한 병이 
여전히 그 곁을 지키고 있다.


서연우
유로저널 와인 칼럼니스트
eloquent7272@gmail.com

대한민국 항공사. 항공 승무원 경력17년 8개월 .
이후 도불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후  
와인 시음 공부ㆍ미국 크루즈 소믈리에로 근무.
 현재  프랑스에  거주중.
여행과 미술을 좋아하며, 와인 미각을 시각화하여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수있는 방법을 고민중.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윤경의 예술칼럼 이윤경 칼럼니스트 소개 file 편집부 2021.05.03 4501
공지 크리스티나의 음악일기 크리스트나 칼럼니스트 소개 file 편집부 2019.01.29 19549
2030 영국 이민과 생활 투자비자와 자금관리 편집부 2021.06.30 725
2029 최지혜 예술칼럼 요즘 핫한 예술가는? (2)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1) 편집부 2021.02.13 726
2028 아멘선교교회 칼럼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의 결과 편집부 2020.02.17 737
2027 영국 이민과 생활 새이민법 취업비자와 스폰서쉽증서 편집부 2021.01.20 741
2026 제임스강의 행복나침반 42. 불행의 선봉 편집부 2019.01.07 749
2025 영국 이민과 생활 YMS비자 봉사비자 동반비자서 취업비자 전환 file 편집부 2021.04.19 751
2024 아멘선교교회 칼럼 아멘선교교회 12월 16일자 말씀 file 편집부 2020.12.15 758
2023 유로저널 와인칼럼 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 (40) - 와인의 품질(qualité)과 등급체계에 관한 생각들 (1) file 편집부 2020.09.30 769
2022 최지혜 예술칼럼 요즘 가장 핫한 예술가는? 양혜규(2) 편집부 2021.01.20 769
2021 제임스강의 행복나침반 인간의 구성과 온전한 행복 편집부 2018.08.06 772
2020 영국 이민과 생활 2021년 스폰서쉽과 취업비자 절차와 소요시간 편집부 2021.03.15 773
2019 제임스강의 행복나침반 불행의 근원, 영적 암 편집부 2018.08.26 775
2018 제임스강의 행복나침반 행복의 영역, 그리스도 안 eknews02 2018.06.11 776
2017 아멘선교교회 칼럼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의 결과 file 편집부 2020.06.01 777
2016 아멘선교교회 칼럼 아멘선교교회 6월17일자 말씀 file 편집부 2020.06.15 783
2015 아멘선교교회 칼럼 아멘선교교회 10월 14일자 말씀 file 편집부 2020.10.20 786
2014 크리스티나의 음악일기 전염병의 시대를 살아내는 음악 편집부 2021.03.29 792
2013 아멘선교교회 칼럼 여호수아가 그 모든 왕과 싸운지는 여러 날이라 file 편집부 2020.05.18 794
2012 제임스강의 행복나침반 32. 불행이 불가능한 영역 편집부 2018.10.15 795
2011 제임스강의 행복나침반 39. 불행의 판결 편집부 2018.12.11 796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12 Next ›
/ 11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