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6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대부분이 예견했던 대로 데이빗 카메론과 보수당이 제 1당에 오르면서 13년 만의 정권 교체를 눈 앞에 두게 되었다.
그러나, 제 1당이 된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채우지 못한 관계로 1974년 이래 두 번째로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현재 제 3당인 자민당은 보수당, 노동당과 각각 연정 구성을 위한 접촉 중인데다가, 고든 브라운 총리가 전격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차기 정권은 한 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까지 집계된 정당별 의석 수는 보수당 306석, 노동당 258석, 자민당 57석으로, 득표율은 보수당 36.1%, 노동당 29%, 자민당 23%를 기록하고 있다. 보수당으로서는 과반의석 326석을 달성하지 못해 제 1당이 되었음에도 차기 국회 구성과 관련해 애가 타는 상황이다.
선거 직후 데이빗 카메론 보수당수는 선거 결과에 대해 노동당의 집권이 막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고 평했다. 카메론은 강하고 안정적이며 결단력 있는 리더쉽을 발휘할 것이며,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선거 직후 이번 선겨 결과에 대해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며 노동당의 선전을 치하했다. 브라운 총리는 헝 국회 상황에 대해 끝까지 총리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운 총리는 헝 국회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정부를 구성하거나 아니면 카메론이 이를 담당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만델슨 산업부 장관은 여왕이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발표하기 전까지 브라운 총리는 사임해서는 안 되며, 그의 역할을 끝까지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보수당은 영국인들이 브라운총리의 사임을 원한다며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총선 직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약 70%의 응답자들이 브라운 총리의 사퇴를 지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라운 총리가 10일 오후 자민당과의 연정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노동당수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하고 나선 가운데, 노동당은 새로운 리더 선출 작업에 착수했다.
한편, 최초로 실시된 후보 TV 토론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닉 클레그 자민당수는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TV 토론회 직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클레그는 심지어 카메론을 능가하기도 했으나, 자민당은 지난 2005년도 총선에서 기록한 59석보다 오히려 2석이나 감소한 57석을 기록, 클레그 열풍은 결국 찻잔 속 태풍으로 막을 내렸다.
이에 대해 클레그는 유권자들이 결국 기성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투표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제 불확실성의 상태에서 유권자들의 이러한 선택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수백 명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았음에도, 투표자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투표시간이 마감되고, 결국 투표를 하지 못한 채 귀가하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을 낳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런던, 쉐필드, 맨체스터, 리버풀, 뉴카슬 지역에서 발생했다.
공식적인 투표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이며, 전문가들은 제한시간인 밤 10시 이전에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에 한해서는, 이들을 투표장에 입장시켜 투표장 내에서 대기하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융통성을 발휘했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위원회는 제한시간 이후 행해진 투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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