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오는 2012년도부터 회사의 모든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연금을 제공하는 연금 개혁안을 공개하고 나섰다.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회사에서 제공되는 연금은 어디까지나 고용주의 선택사항이었던 바, 이제 의무적으로 직원들에게 연금을 제공하게 되면 고용주들의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Steve Webb 연금부 장관에 의해 공개된 연금 개혁안이 시행될 경우, 약 700만 명의 근로자들이 추가로 연금에 가입하게 되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고용주들의 부담은 연간 32억 파운드에 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직원 수가 50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는 정식 연금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연금을 제공해야 하며, 직원 수가 50명 미만일 경우에는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고용 저축 예금(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을 통해 연금을 제공하게 된다.
본 연금 개혁안은 2012년도부터 시행되며, 고용주는 자신이 고용하는 22세 이상에 연 소득 £5,732 이상인 직원 모두에게 처음에는 해당 소득의 1%에 달하는 액수부터 시작해서 2017년 10월이 되면 최소 3%의 액수를 연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 역시 자신의 소득 1%부터 시작해서 2017년 이후에는 5%까지의 액수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원들의 소득의 3% 이상을 연금으로 부담했던 고용주들이 오히려 본 제도로 인해 연금 부담이 증가하여,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연금 최저 수준인 직원 소득 3%로 연금 부담을 줄이려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직원들에게 연금을 제공하는 고용주들은 직원들의 소득 평균 6.1%를 연금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teve Webb 연금부 장관은 이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고용주들은 결국 우수한 직원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존의 연금을 오히려 삭감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 컨설팅 연합(Association of Consulting Actuaries)의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들의 거의 절반은 이러한 연금 의무화가 시행되면 기존 직원들에게 제공된 연금을 삭감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이러한 연금 의무화를 이행하지 않다가 적발될 경우에는 약 5만 파운드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며, 그러나 고용주들은 해당 직원이 근무한 지 12주까지는 의무적으로 연금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즉, 12주 미만 기간 동안에만 근무하는 단기 계약직 직원들에게는 연금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본 연금 개혁안에 대해 중소기업 연맹(Federation of Small Businesses)은 불경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중소기업에게 큰 타격이 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중소기업들은 심지어 직원이 한 명에 불과한 경우에도 본 제도에 의해 연금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정부가 본 제도를 시행하면서 소규모의 업체들은 제외시키는 규정을 포함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 자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연금 개혁안을 통해 근로자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저축을 하게 되는 셈이며, 결국 이를 통해 근로자들의 노후 대비가 이루어지는 만큼, 매우 바람직한 제도라고 반기고 있다.
한편, 본 연금 개혁안 발표에 앞서 영국 정부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오는 2020년도까지 66세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본 연금 개혁안이 시행되는 2012년도가 되면 직원을 한 명 이상이라도 채용하고 있는 한인 업체들 역시 본 제도에 의해 직원에게 의무적으로 연금을 제공해야 한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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