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에너지 개발 '3대 장애물' 제거하고 적극 나서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전력ㆍ석유공사ㆍ가스공사ㆍ광업진흥공사 등은 첨병 에너지 공기업들이다.
하지만 그 동안 에너지 개발의 3대 장애물인 고질적인 재원 부족, 인력난과 함께 평균 금액이 건당 500억원 안팎인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자원개발이 실패에 따른 문책등으로 요란한 구호와는 상반되게 해외자원개발에 한계를 보였다.
정부가 21일 마련한 ‘공기업 등의 해외사업 촉진에 관한 규정’은 해외자원개발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인력충원, 책임소재 등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둠으로써 이를 해소하자는 취지다. 이미 지난해 12월 국민연금이 해외자원개발에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자금부족은 어느 정도 해소됐고 이번 규정 제정을 통해 해외 고급인력 채용의 길을 튼 것은 물론 자원개발에 실패해도 고의성이 없을 경우 면책조항을 두는 등 과도한 책임 등으로부터 벗어날 근거도 마련됐다. 해외자원개발이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면책 조항들과 지원에 힘입어 오는 2016년까지 원유ㆍ가스의 자주개발률은 지난 2006년 3.2%에서 28%, 6대 광종의 자주개발률은 16.6%에서 38%로 상향 조정해놓은 만큼 이번 조치로 에너지 공기업들이 활발하게 해외자원개발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석유공사ㆍ가스공사ㆍ광업진흥공사 등이 최소 20조원, 많게는 50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해 본격적으로 해외자원개발에 나서기로 한 만큼 정부 차원의 자원외교 중요성은 더 커졌고 그 성과도 크게 기대되고 있다.재원조달 문제에 자신이 생겨 좀더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이미 여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정부의 효율적인 자원외교와 민간의 자본이 결합될 경우 중국ㆍ인도에 못지않은 해외자원개발 부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컨소시엄은 미국 멕시코만과 아프리카 콩고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인 매장량 9,000만배럴 규모의 생산유전을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멕시코만 유전의 경우 한국 컨소시엄은 유전 매입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고 국민연금 자원개발펀드의 첫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에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K5 등 4개 광구에 대한 개발권(추정 매장량 최소 13억배럴)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발주를 묶는 ‘패키지형 자원개발’에 대해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최대 30억배럴까지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는 또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과 함께 동시베리아 일대의 천연가스 개발을 통해 연간 최대 900만톤의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앞두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이후 에너지 공기업들의 자원개발을 위한 MOU 체결이 회사별로 10건에 육박하면서 성과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유로저널 경제부 사진: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