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중부유럽 17개국‘가스대란’
러시아가 7일 우크라이나를 경유한 대(對)유럽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을 인용한 국민일보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지 1주일 만에 유럽으로 향하는 모든 가스 공급까지 중단함에 따라 동유럽에 그칠 것으로 여겨졌던 가스대란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유럽으로까지 확대, 2006년 1월 유럽 전역을 뒤흔든 가스대란의 악몽이 2년 만에 되살아나고 있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로 이탈리아 등 최소한 17개국이 심각한 가스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가리아,그리스,마케도니아,루마니아,크로아티아,터키,보스니아,체코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폴란드,이탈리아,헝가리,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도 가스 공급량이 급격히 줄었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발칸 지역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슬로바키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전적으로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불가리아의 경우 동부 지역 2곳에 중앙난방 공급이 차단되면서 주민 약 1만2000명이 추위에 떨고 있으며 산업체별로 배급제를 시행,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됐고,2- 3일 뒤면 가스 비축량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 수요량의 9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세르비아 역시 전날 오후부터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된 상태로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자 러시아에서 가스 소비량의 40%를 수입하는 독일 정부는 46개 지하 가스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40일 가량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해 11,12월 가스요금과 2009년도 가스 공급가격 등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으며,또한 러시아는 20억달러에 달하는 가스대금 미수금을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또 러시아가 지불하는 가스관 이용료도 현재 1.7달러에서 2달러이상으로 올려줄 것을 제안했으나,러시아는 가스관 이용료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아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그루지야 분쟁 당시 러시아를 비난하고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까지 추진하자 러시아가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인신문 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