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영국 정부가 도입한 정책이 검진을 2원화시켜 불공평한 의료 서비스 전달을 낳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주일 대기 원칙”은 유방암이 의심되는 여성은 GP(일반의)가 심층 검사를 의뢰한 시점으로부터 2주일 안에 전문의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1999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 정책은 유럽에서 유방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이 정책은 환자들 사이의 불공평을 심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브리스톨에 있는 Franchay 유방암센터의 의사들은 1999년과 2005년 사이에 긴급검진 의뢰 환자가 42%나 늘어난 반면 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수는 224명에서 191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같은 기간 동안 비긴급 검진 의뢰 환자의 수는 25% 가까이 줄어든 반면 이 가운데 암으로 진단된 숫자는 43명에서 70명으로 늘었다.
응어리가 만져진다든가 피부가 튼다든가 습진처럼 짓무른다든가 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긴급검진 의뢰를 하라는 지침이 있긴 하지만 젊은 여성이나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은 비긴급검진 의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 가운데 암 환자로 밝혀진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검사 대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한 긴급검진 의뢰 제도가 정상적인 암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늘리는 바람에 비긴급검진으로 분류된 환자에게 엄청난 불이익을 준 것이다. 암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젖은 사람에게 하루 이틀도 아니라 한두 달을 검사도 못 받고 기다린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결국 예산을 대폭 늘리는 한이 있더라도 정규 암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축소하는 길밖에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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