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북핵, 원칙과 인내로 상대해야
대북정책은 인내가 기본으로 원칙을 가지고 북한의 변화를 설득하고 유도하면서 인내하며 꾸준히 상대해야만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담당 부원장(사진)은 31일 대북정책에 대해 이같이 강조하고 북한 지도층에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북핵의 두 얼굴’이란 주제로 강연한 김 부원장은 “북핵은 통일한국의 자산이라는 생각은 진보적 망상이고 북핵에 대응해 우리도 핵무장으로 대응하자는 것은 보수적 망상”이라며 “합리적인 방법을 조합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북한 핵문제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주제로 북한과 미국, 핵확산금지조약(NPT)를 들었다. 그는 우선 “북한을 동족이라고 생각하면 핵은 좋은 무기지만 주적으로 본다면 위험천만한 것”이라며 “이것이 분단국을 살아가는 우리의 운명이고 현실이며 숙명”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미국은 어떤 측면에서는 오만하고 방자한 패권국이지만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동맹국이기도 하다”며 “미국을 패권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북·미 협상에서 북한편을 들어야 하지만 미국을 동맹국이라고 생각하면 미국편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NPT에 대해선 “핵확산을 막은 점을 감안하면 NPT는 천사의 얼굴을 지녔지만, 힘센 나라만 핵을 보유할 수 있게 한 점을 생각하면 늑대의 얼굴도 지녔다”며 “힘 센 나라의 질서로 북한을 탄압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 세계적인 질서에 참여하지 않는 북한을 동족으로서만 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쪽의 시각을 모두 볼 수 있도록 두 개의 안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분단국이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이상을 버릴 수는 없지만 안보 현실 또한 무시할 수 없다”며 “화해와 협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수단으론 세계 각국과의 공조를 제시했다. 그는 “어떻게든 민족 내에서 이끌어가야 한다는 민족공조도 맞지만 우리가 가진 지렛대보다는 세계적인 지렛대가 더 많다”며 “그러한 나라들과 공조해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맞다”고 말했다. 유로저널 김 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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