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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삼엄한 경비 속 '007작전' 방불
중국측, 김위원장 방중 3 일전 한.중정상회담에서 전혀 언질없어 한국측 당황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일 중국 방문이 팽팽한 긴장감과 삼엄한 보완경비 속에서 17량 짜리 특별열차를 이용해 전격적으로 중국길에 올랐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지기 직전인 이날 새벽부터 중국 국경지역은 공안당국이 1급 경비체제를 가동됐고, 이동 전부터 고속도로가 폐쇄되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중국 단둥(丹東)에 도착한 직후인 3일 오전 6시쯤 곧바로 랴오닝(遼寧)성의 최대 항구도시이자 동북 3성의 물류를 90% 이상 책임지고 있는 다롄(大連)으로 이동함으로써 다롄시의 발전상을 벤치마킹해 나진선봉특구를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 등 국내 언론들은 이번 김위원장의 방중은 무엇보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더 이상 방중을 늦추다가 국제 고립이 심화되고 경제난 해소도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천안한 조사결과가 나오기이전에 천안함 사건 개입설을 진화하고 6자회담 복귀와 북중 유대 강화 등을 통해 경제지원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화폐개혁에 실패하면서 북한의 실물경제는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금강산관광까지 중단돼 이제 기댈 곳은 중국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식량 원조와 생필품 지원부터 시작해 2000만달러의 경제지원 및 차관제공 등 대대적인 대북투자를 중국 측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후계체제 유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한·미·일 압박구도에 맞선 북·중 연대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의 고위인사는 "천안함 사건 조사에서 북한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북한 입장에서는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며 "시기적으로 볼 때 이번 기회까지 놓친다면 다급한 경제난을 풀 길이 없고 삼남 정은으로 이어지는 후계체제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다리 걸친 중국, 당황한 한국은 속만 부글부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이 3일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른바 남북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중국측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김정일 방중 사흘전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중국측은 이 대통령에 '김정일 방중'과 관련한 한마디의 언질도 없었던 것이 주된 이유.

3일 오전 정몽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제일 가까운 최대 교역 상대국"이라며 "천안함 사태 와중에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문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실망스럽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가 3일 오후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외교부가 김정일 방중 사흘전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측이 한마디의 언질도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하고 우리 정부의 불만 등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4일 오후 신임 인사차 방문한 장신썬 중국대사와 악수를 나누자마자 "신임 인사차 방문한 자리라 무거운 말씀을 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운을 뗀뒤 작심한 듯 "현재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가 다이나믹한 상황이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는 지금 천안함 사태에 직면하고 있고 금강산 관광도 북한의 비합리적, 비이성적 태도로 인해 매우 어렵고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중국 정부의 책임있는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정부에 노골적인 항의성 불만을 나타냈다.

신임 인사차 방문한 자리였기에 '덕담'이 오갈줄 알고 자연스레 다리를 꼬았던 장 대사는 접견실 분위기가 생각밖으로 냉랭하자 재빨리 다리를 풀고 정자세로 돌아가는 등 현 장관의 발언에 적이 놀라는 눈치였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유로저널 정치부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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