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동유럽을 대표해 헝가리가 '1900억유로(약 380조원) 펀드 조성'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독일 등 서유럽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EU의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담에 참가한 쥬르차니 페렌츠 헝가리 총리는 EU의 기본정신인 하나의 유럽을 앞세워 "동유럽 지원이 성사되지 못하면 동·서를 가르는 새로운 철의 장막이 드리워질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동유럽이라 해도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사례별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여기에 프랑스 등 서유럽 선진국과 유로화를 쓰는 덕에 위기상황을 모면한 일부 동유럽 국가가 동조하면서 결국 동유럽 펀드 조성은 무산됐다.
옛 소련이 해체된 뒤 자본주의로 돌아서 힘겹게 체질 개선을 해오던 헝가리와 루마니아,라트비아,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는 EU 내에서 외톨이 신세가 됐다.
세계일보는 이와같은 결과에 대해 서유럽 나라들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인 데다 유로존 가입 조건을 완화하면 경제 위기를 막는 최후의 보루(강한 유로)가 무너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WSJ는 "EU가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통합이라는 이상과 자국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전 영국 한인대표신문 한인신문, 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