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한 직업의 전문직 드라마 '안방 점령'
전형적인 캐릭터와 개연성이 무시된 이야기로 점철됐던 한국 드라마가 그동안 양적, 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해오면서 자기성찰의 기회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드라마 왕국'이라 할 정도로 각 방송사의 드라마 편성 비중이 높아져 있는 데다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문화 콘텐츠로 인식되면서 드라마는 사회 전반에 무시 못 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한류열풍으로 드라마가 지난 몇 년간 아시아의 뜨거운 화두이자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 수준높은 시청자들로부터 환영받는 드라마는 극소수였던 것이 현실이였다.
이러한 드라마의 변화중에서 특히 더 이상 가짜 이야기가 아닌 '리얼한 직업의 세계'와 '살아있는 캐릭터'의 조합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드라마, 특히 미니시리즈는 남녀 주인공의 '짝짓기 놀음'을 통해 불륜 공화국이라는 이미지를 남기는 등 틀에 박힌 내용과 형식의 무한 반복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지 못해 '더 이상의 한류는 없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안방 시청자들은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드라마들을 접했다. 고루한 틀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색다른 소재를 선보였다.
드라마의 소재를 '전문 직업 세계'를 다루면서 시청자들이 이제 더 이상 가짜 이야기에 매료되지 않고, 리얼리티와 인간 고뇌에 대한 조망을 다룬 작품에 눈이 쏠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류스타 배용준의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는 퓨전사극의 진수를 보여줬고, 윤은혜가 남장 여자로 분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 '커피프린스 1호점'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금기시 돼 온 동성애라는 소재를 과감히 끌어들이는 등 스타일 복제에 급급했던 트렌디 드라마의 새로운 모델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바로 배우 김명민을 다시 보게 만든 MBC 드라마 '하얀거탑'을 중심으로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 등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의학드라마 전성시대'를 낳았다.
이 가운데 '하얀거탑'은 현대극에서 늘 등장하는 그 흔하디흔한 멜로라인 하나 없이도 시청률 20%를 상회하는 인기를 얻어 직업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줬다.
3월 초 SBS 드라마 '온에어'도 드라마의 기획과 내용면에서 유명 드라마작가, 톱스타, PD 그리고 매니저가 한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는 등 리얼리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한편의 전문직 드라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 보도를 둘러싼 방송사 보도국 기자들의 직업 세계를 그린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다. MBC에서 오는 5월 방송될 예정인 이 드라마는 '하얀거탑'의 이기원 작가가 집필을 맡아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보험사의 보험사고 조사원을 주인공으로 하는 MBC 시즌드라마 '라이프 특별조사팀'이 방영을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보험사고 조사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오해 없이 실제 상황에 가깝게 그려내기 위해 시놉시스 단계부터 보험협회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월 14일부터 방영될 KBS 2TV 새월화드라마 '강적들'도 청와대를 배경으로한 열혈 경호관의 이야기를 다룬다.채림, 이종혁, 이진욱 주연의 '강적들'은 청와대 열혈 신입경호관들의 세계와 사랑, 그리고 숨겨진 청와대 사람들의 일상을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게 그려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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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부진의 늪에 빠진 TV 드라마를 구원해줄 유일한 대안을 찾는다면 '리얼리티'와 '인간적 이야기'의 만남인
'전문 직업의 세계'가 그 모티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유로저널 연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