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치된 것으로 알려졌던 구루병과 결핵 환자가 영국에서 늘어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했다. 구루병은 비타민 D 부족으로 뼈가 휘는 병으로 1950년대에 완전히 근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구루병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칼슘에서 뼈가 만들어지려면 비타민 D가 있어야 한다. 비타민 D는 햇볕에 살갗을 여름에 하루 15분 정도만 노출시켜도 몸에 필요한 양은 충분히 생긴다. 그러나 영국은 흐린 날씨가 많고 요즘은 집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이 많아진데다가 피부암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서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북위 52도 (밀튼케인스 부근) 이북에서는 비타민 D를 만들어내기에는 겨울해가 너무 약하다. 피부색도 중요하다. 피부가 검을수록 햇볕을 많이 받아야 비타민 D가 만들어진다. 햇볕이 많은 나라에서 영국에 온 유색인 중에서 구루병 환자가 많은 이유다.
결핵도 20세기 중반에는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늘어나고 있다. 2000년에 영국에서 6233명의 결핵 환자가 보고되었는데 2006년에는 8113명으로 늘어났다. 결핵 환자가 늘어난 것도 이민과 관련이 깊다. 아프리카에는 에이즈 환자가 많은데 에이즈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늘어나면서 결핵 환자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민자가 많이 모여 사는 런던 동부의 뉴엄 지역은 결핵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무려 100명에 이른다. 구루병은 비타민 D를 사서 먹으면 치료할 수 있지만 결핵은 만만치가 않다. 결핵 감염율이 가장 높은 집단 중의 하나가 노숙자와 전과자다. 일각에서는 결핵에 걸린 노숙자를 격리수용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