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편의의 디자인이 경쟁력의 관건
CES 전시회를 통해 본 전자제품,기능·품질은 큰 차 없어
현대의 첨단 디자인에서는 기술 격차는 좁혀지고,사용자 위주의 디자인이 경쟁력의 관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2세대의 디지털 혁명은 사용자 위주의 디자인을 통한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의 접목이 관건으로 이는 제품 간 기술 격차로 시장을 형성,점유하던 시대에서 같은 기술, 색다른 디자인으로 승부를 거는 시대로 변화했음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같은 기술·품질이라 하더라도 디자인만 마음에 들면 소비자는 추가 지불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 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개최된 홈 시어터·홈 네트워킹·디지털 이미징·무선기기 등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가전 제품 등의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CES) 전시회에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샤프, 필립스, 파나소닉, MS, 인텔, 모토로라, HP,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전 세계 글로벌 업체들 2700여 개사가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를 참관한 워싱턴무역관에 따르면 디자인 세계에서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기술력이나 품질·낮은 가격을 중점적으로 마케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 편의와 개성 연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에 주력해야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와 인텔의 폴 오텔리니 회장은 2008 CES의 기조연설을 통해 "다음 세대의 디지털 혁명은 사용자 위주의 컨셉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2008 CES에 참관했던 사람 중 일부는 "눈에 띨만한 이색 아이템이 거의 없고, 대부분 대동소이한 제품을 전시"했다고 혹평한 반면 업계 전문 분석가는 "(기술 간의 격차는 없지만) 디자인의 중요성"이 돋보였던 전시회 중 하나로 평가했다.
전자제품 전문 리뷰기관인 Cnet의 수석 애널리스트 돈 카와모토는 "2008 CES를 차별화되지 않은 기술을 가지고 이름만 달리 붙인 제품이 출품된 지루한 전시회로 일축해버릴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디지털 트렌드를 예고하는 프리뷰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매년 CES 디자인 혁신상을 심사하는 미국산업디자인협회 부회장 에릭 엔더슨은 전자제품의 좋은 디자인에 대해 "단순히 예쁘고 보기 좋은 것만이 아니라 사용자가 익숙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간략하고 매력적인 디자인을 통해 쉽게 접근하고 사용가능해야 할 뿐만 아니라 타깃 사용자의 개성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CES 디자인 혁신상을 수상한 로지텍은 수 미터 거리에서 터치패드 방식으로 메뉴를 찾아 클릭할 수 있는 디노보 키보드와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해 PC·TV·DVD·오디오를 하나의 기기로 제어할 수 있는 하모니 원을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전시된 제품들중에서 네덜란드 프리미엄 노트북 메이커인 Ego는 여성용 초경량 핸드백 노트북을 소개해 여심을 사로잡았으며, Asus는 이탈리아 명품 자동차 람보르기니와 함께 디자인한 고가 람보르기니 경량 노트북(커버는 람보르기니 차체를 연상하게 함.)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Acer도 페라리와 합작해 만든 고성능 페라리 노트북을 개발 판매해 상당한 판매실적을 거둔 바 있다.
명품 이미지를 살려 고가를 책정했음에도 상기 소개한 제품에 대한 수요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가격·기술보다는 디자인과 자기 표현에 중점을 두는 소비 트렌드의 현주소를 잘 나타낸다.
유로저널 공병희(B.H.GONG)기자
ekn@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