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외환위기 이후 최악
불황이 장기화하고 환율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해외여행자 수 감소가 넉 달째 계속되고 있다.
2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내국인 해외여행자는 116만380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1% 감소했다. 지난 5월 이후 넉달 연속 감소세이고 7월(-12.5%)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다.
이에 따라 올 1월부터 8월까지 내국인 해외여행자 수는 887만여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 줄었다.
관광공사는 "해외여행자 수가 이처럼 대거 감소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면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등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도 크게 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2003년(-0.5%)에 이어 또다시 연간으로 해외여행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달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수도 58만여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그러나 1~8월은 443만7300여 명으로 전년보다 7.5% 늘었다.
이처럼 내국인 해외여행자 수가 급감하면서 국내 주요 여행사의 불황도 지속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7~8월은 1년 중 여행업계 최대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데, 오히려 비수기가 돼 버렸다"면서 "올해 영업은 이미 끝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지난 8월 매출이 17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나 줄었다. 전월에 비해서도 4.8% 감소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으로 주요 여행사들은 부서 통ㆍ폐합에 따른 영업인력 전진 배치, 관리자급 임금 삭감, 직원 무급휴가 실시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올림픽 특수 실종과 태국 정치 불안 등 악재가 많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했다"면서 "10월부터 단체관광 예약률이 전년 대비 30% 증가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