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제32차 남극조약 협의당사국 회의는 우리나라가 제출한 남극 ‘펭귄마을’ 특별보호구역 지정신청서를 최종 승인했다.
남극 세종기지에서 남동쪽으로 2km 떨어진 면적 약 1㎢의 해안가 언덕. 14종의 조류와 88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생태계의 보고인 킹조지섬내 턱끈펭귄의 최다 서식지 ‘펭귄마을’이 우리나라가 관리하는 최초의 남극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이다.펭귄마을의 공식 명칭은 ‘나레브스키 포인트’다.
이 펭귄마을은 남극대륙 본토에서 북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사우스셔틀랜드군도 내 킹조지섬의 바튼반도 해안가에 위치한다.
이번 보호구역 지정은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극 활동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극 특별보호구역이란 환경,과학,역사,자연적 가치 등 특별히 보호할 만한 가치가 존재하는 지역을 말하며, 98년 발효된 남극조약 의정서가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승인 결정이 있기까지 일부 국가들의 반대도 있었다”면서 “스무 차례에 걸친 설득과 재외공관을 통한 외교적 교섭, 회의 개최 직전까지 이어진 반대 국가와의 사전협의 등을 통해 결국 최종 지지 의사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호구역 관리국은 해당 지역에 대한 생태계 모니터링, 방문자 교육 및 출입허가증 발급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펭귄마을내 출입이나 행동에도 제한이 생겨 앞으로 펭귄마을은 과학적 연구목적에 한해 사전 허가를 발급받은 경우에만 출입할 수 있다. 살아있는 동·식물 반입도 금지되며 폐기물은 반드시 외부로 반출해야 한다.
현재 남극 전역에는 71곳의 특별보호구역이 분포해 있으며 우리나라는 15번째로 특별보호구역 지정국가가 됐다.
영국(14)·미국(13)·뉴질랜드(12)·호주(11)가 10개 이상 지역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칠레(8)·아르헨티나(3)·프랑스(2)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은 2개, 일본은 1개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지정으로 남극 환경연구는 물론 우리 환경보호 운동이 국내를 넘어 남극 지역의 생태계 보호까지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극지환경 연구에도 크게 기여하고, 향후 남극활동에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정균 환경부 지구환경담당관은 “남극은 남극조약을 통해 영유권 주장이 동결된 인류 공동의 땅”이라면서 “이번 특별보호구역은 환경보호 차원에서 지정되는 것으로 영토개념과는 무관하다. 다만 남극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특별보호구역이 존재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저널 김 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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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극지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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