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간강사의 사회’서울대가 실타래 푼다
서울대가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강의교수제’를 뼈대로 하는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대에선 2003년과 2006년, 지난 2월에 이 학교 시간강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랐다.
서울대는 10일 시간강사 등 비전임 직급 교수들의 지위와 처우 개선을 위한‘세계의 대학에 합당한 강의교수 제도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대학 당국 차원에서 시간강사의 지위와 처우 개선에 나선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그동안 대학 사회 안팎에선 비정규직인 시간강사의 법적 지위와 낮은 임금을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대가 추진 중인 개선책은 각 학과에 ‘강의교수제’를 도입하는 한편 점진적으로 시간강사 수를 줄이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의교수는 매 학기 계약을 갱신하는 시간강사와 달리 연 단위 계약으로 방학 때도 임금이 지급되고 4대 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다. 연구 보고서는 강의교수의 계약기간을 1년·2년·3년 등의 단위로 차등 적용하는 한편, 기존 시간강사제는 유지하되 예외적인 경우로 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인걸 연구책임 교수(국사학과)는 “강의교수제의 경우 수업은 많이 맡기면서 임금은 낮게 책정해 외려 악용될 가능성도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강의교수에서 전임교수로 가지 못한 이들의 처우 문제에 대한 대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시간강사 박아무개(41)씨는 “시간강사 문제는 강사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대학에서 책임있는 주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에서 강의하는 시간강사는 모두 1313명으로,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 등 전체 전임교수(1751명)의 3분의 2 규모다. 이번 학기에 개설된 6348개 강의 가운데 21.3%인 1350개를 시간강사들이 맡고 있으며, 교양과목의 경우 그 비율이 49.3%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