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원에 '타짜' 광풍에 경악
영국 등 유학생들, 조기 유학생들까지 밤 새고 화투판에 몰입
지난달 25일 종영한 SBS 인기드라마 <타짜>가 아직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공중파 방송으로서는 부적절한 도박과 각종 범죄 등을 사실감 있게 묘사해 방영 초기부터 우려되었던 후유증이 현실로 나타나 대한민국에 그야말로 '타짜' 열풍이 불어 닥쳤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유럽 내 일부 유학생들도 '타짜' 열풍에 휘말리어 밤새고 '섯다'판을 돌리고 다음 날 학교 수업 결강은 물론 학비까지 날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타짜' 열풍 전에는 런던을 중심으로 일부 학생들이 '카지노'출입으로 부모들이 송금한 돈을 모두 날리고 방황하고 있다는 소문은 취재진들에게 자주 제공 되었지만, 이제는 '타짜 열풍'이 유럽까지 불면서 대학생들은 물론 조기 유학생들이 기숙사,가디언 집,민박 집에 몰려 앉아 화투판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 한인타운에서 민박집을 경영하고 있는 A씨는 학교 기숙사에서 이틀 정도 나와 자신의 민박집에 머룰렀던 고등학생 3 명이 하루밤을 뜬 눈으로 샌 채 화투판을 돌리면서 지폐들이 왔다갔다해 못하게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드라마의 영향이 이렇게 큰 줄을 몰랐다고 한탄했다.
3년 전 영화로 나올 때는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탓에 이 정도 문제는 불거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드라마 < 타짜 > 가 오후 10시 시간대에 편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여과없이 시청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며, 다시 한번 사행성 게임 및 모방범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다니는 보습학원은 일선 학교에서도 <타짜> 광풍이 불면서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면 삼삼오오 둘러 앉아 드라마에서 배운 '섰다'를 천원짜리 지폐는 기본으로 등장하며, 제대로 판이 벌어지는 날에는 만원짜리 지폐도 오고 가고 있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더욱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실이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내려와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버젓이 '섰다'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사채놀이로 인해 원금보다 늘어난 이자독촉에 학교 가기가 겁난다는 청소년 상담도 늘고 있다고 경찰의 한 보고서가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타짜>를 모방한 각종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일요신문 등 국내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3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모텔에 도박장을 차리고 고등학생을 강제로 도박판에 참여하게 한 동급생 2명을 검거했다. 특히 이들은 소위 '꽁지(외상)'를 빌려주기도 하는 등 일반 성인 도박판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 관련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 학생들은 드라마 <타짜>를 보고 이러한 방법들을 생각해냈다고 진술 과정에서 밝혔다.
유로저널 김 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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