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13일 입법예고되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계약이 한시적인 기간제 근로자와 실고용 사업주와 근무를 지휘하는 사업주가 다른 파견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이 개정안에 따라 국회 심의·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개정이 이뤄지면 기업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4년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노동부는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되는 오는 7월 이후에는 100만명에 가까운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용기간 연장을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해왔다.
기업이 2년 이상 근속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자율 전환하면 사업주가 부담하는 4대 사회보험료의 절반을 3460억원을 투입해 2년간 한시적으로 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의 특별조치법도 13일 입법예고함으로써,최소 20만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이와 관련, “현재는 기업이 2년이라는 시간 안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해고해야 하지만 고용기간이 4년으로 연장되면 시간·법적 제한에 의해 해고해야 할 의무는 안 생겨 비정규직 고용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노동계가 비정규직법과 정부개정안에 동의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지금 경제상황에서 노동계 주장대로 못 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며 노동계도 이를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노동부가 법을 개정하는 이유는 기업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규직 고용 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 장기적으로 정규직 채용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이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 결과를 보면 2년 4개월 된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16%이나, 4년 4개월 근무한 비정규직은 62%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며 “이미 업무에 익숙해 진 인력을 쓰려고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야당과 노동계는 정부의 이와같은 방침을 반노동 악법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하면서 국회 통과에 적극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고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것은 비정규직을 고착화하겠다는 것으로 기업들의 정규직 전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정규직 전환 지원대책과 충분한 논의 없이 이뤄지는 여당의 입법예고안 통과 시도를 강력 저지할 것"이라고 밝혀 국회 입법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비정규직의 해법으로 3년 동안 매년 1조2,000억원의 정규직 전환용 지원예산을 편성, 매년 20만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도 "비정규직을 고착화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반노동 악법"이라며 결사 저지 방침을 세웠다. 또 정규직 전환 기업에 대해 예산을 지원하고 비전환 기업에 대해서는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도 하고 있다.
서울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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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일보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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