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던 중년 남성이 어느 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연사 했다면 그중 75%가 바로 심근경색증에 의한 것이다.
43세의 회사원 김모씨는 운동 중에 갑자기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차는 증상이 생겼다. 단지 운동부족과 피로누적 때문이라 여겼지만 증상이 계속되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를 통해 내려진 진단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평소 건강하던 중년이 돌연사하는 경우의 80%가 급성심근경색일 정도로 중년 남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질환이 바로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증은 고령일수록 발생할 확률이 높고, 흡연, 고혈압, 당뇨병, 가족력, 비만과 운동부족 등은 심극경색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들로 알려져 있다. 성격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나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주로 섭취하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 역시 심근경색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심근경색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김정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심근경색이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동맥경화가 있는 부분에 혈전이 발생하여 혈액공급이 완전히 차단되어 혈류가 중단됨으로써 그 부분의 심근 일부가 괴사되는 병이다.
심근이 괴사되면 심한 흉통을 일으키고 심근 조직이 불안정해져 심실세동이란 부정맥이 발생하게 된다. 이 심실 세동이 생기면 심장은 고유의 혈액 펌프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뇌에 산소공급을 못하게 되는데, 약 5분 이내에 산소 공급이 재개되지 않으면 영구적 뇌손상이나 죽음을 가져온다.
특히 관상동맥의 시작부위가 막히거나 여러 관상동맥이 동시에 막혔을 때는 심장마비로 인한 급사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은 약 30% 정도이고 병원에 도착한 후의 사망률도 5~10%에 이른다. 또한 환자의 약 1/3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증의 발생률은 하루 중 오전 7시경에 가장 높고 오전 6시부터 정오사이의 시간대가 다른 시간대에 비해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남자가 여자에 비해서 4~5배가 많으며 40세 이상의 연령에서 많이 발생한다.
30분 이상 지속되는 가슴 통증 조심
심근경색증은 일반적으로 앞가슴을 짓누르면서 조이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호흡곤란, 불안감, 식은땀, 오심, 구토, 의식소실 등을 증상을 보인다.
여기서 가장 중요시 해야 할 증상은 조이거나 누르는 또는 터질 듯한 가슴통증이다.
사실 가슴통증은 심장근육의 감각이 얼마나 예민한가에 달려있을 뿐 증상과 직접적 관련이 없지만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급성심근경색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시 응급실을 찾도록 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특별한 통증이 없어 그냥 무시하게 되고 또 가슴통증이 아닌 명치 부근의 통증,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여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속한 대처가 생존율 높이는 길
심근경색은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를 달리한다. 최소 6시간 이내에 시술이 진행돼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시술하더라도 시간이 늦을수록 불리하다.
1시간이 늦을 때마다 사망률이 0.5~1.0% 가량 높아지며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시술하면 사망률을 50% 이상 낮출 수 있다.
또 발병 초기에는 여러 가지 합병증의 발생 소지가 크므로 최소한 24~48시간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
을지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김정희 교수는 “간혹 어떤 사람들은 가슴통증이 느껴졌을 때 우황청심환이나 소화제를 먹으면 통증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금해야 할 사항”이라며 “심근경색은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통증이 무디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낫는 게 아니라 단지 심장근육이 괴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심근경색이 왔을 때에는 가능한 빨리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병원에 가기 전에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심장과 호흡이 멎었을 때는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법과 심장마사지 같은 심폐소생술의 생명 구조법으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또한 목, 가슴, 허리를 조이는 옷을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환자의 가족들은 응급상황을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훈련을 통해서 익혀놓아야 한다.
금연과 금주, 규칙적인 생활이 필수
심근경색 환자는 생활 습관의 개선이 생존율 증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위험이 2배 이상 높으며, 간접 흡연도 장기간 계속될 경우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음 역시 간과 근육을 손상시키고 부정맥과 심근증을 유발시켜 소주 반병 또는 작은 맥주 1병 정도의 가벼운 반주를 즐기는 것이 좋다.
또한 짜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짠 음식은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혈압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소금은 하루 6g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높은 콜레스테롤은 심근경생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튀긴 음식이나 기름기 많은 육류 대신 콩과 생선을 많이 먹어 콜레스테롤 섭취를 하루 200㎎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심근경색 질환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산책이나 체조와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심장과 몸의 다른 근육들이 어느 정도 단련되도록 운동의 수준을 서서히 높여주는 것이 좋다.
김정희 교수는 “걷기, 달리기, 등산, 자전거 타기, 줄넘기, 체조, 수영, 테니스 등과 같은 운동이 좋으며, 하루에 약 30분간씩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이틀에 한번 꼴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또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더라도 흡연자라면 가슴 통증이 있을 때 심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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