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FTA 이후 우리나라는 대륙별 주요 국가들과의 FTA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1일 한·칠레 FTA가 발효된 후 5년 동안 칠레로의 수출은 연평균 42%가 늘었다. 이후 체결된 한·싱가포르와 한·EFTA(유럽자유무역연합), 한·ASEAN(아세안) FTA도 수출 증대 효과를 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외국인투자 유치 효과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FTA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큰 만큼, 정부는 세계 주요나라들과 동시다발적인 FTA를 전략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시장의 안정적 확보와 우리 경제 시스템의 선진화 차원에서 ‘글로벌 FTA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나섬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우선, 한·EU FTA 협상을 성공적 마무리에 이어 또 거대 신흥경제대국인 인도와의 CEPA를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정식서명을 해서 올해 1월 1일부터 발효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한·ASEAN FTA 투자협정도 타결해 지난해 9월에 발효시킴으로써 한·ASEAN FTA를 완성한 것도 성과 중 하나다.
■ 한·EU, 한·미 FTA 조속한 발효 추진
정부는 우선, 한·EU FTA와 한·미 FTA의 조속한 발효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미 FTA의 경우는 미국의 국내 정치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양국 정상의 한·미 FTA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토대로 양국 국회의 승인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미국의 정치상황을 고려해 보면 올해 중 발효시키는 문제는 녹록치 않아보인다. 외교통상부 이혜민 FTA교섭대표는 “현재 미국에서는 의료개혁법안에 대한 논의가 막바지이고 2월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의 이슈가 ‘실업문제’여서 미국의 정치권에서 자유무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며 “중간선거가 끝나고, 미국경제 상황이 어느정도 호전되면 한·미FTA에 대해 논의가 충분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중·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 추진
또 한·중·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가 추진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한·중·일 3국 정상은 2003년부터 진행돼 온 FTA 민간공동연구를 한 단계 격상시켜 3국 정부가 공식 참여하고, 업계와 학계인사도 함께 하는 FTA 산관학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러한 합의에 따라 오는 1월 26일 서울에서 한·중·일 3국간 국장급 준비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러한 국장급 준비회의의 논의결과를 기초로 한·중·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를 올 상반기 중 공식 출범시킨다는 게 1차적 목표이다.
이와 함께 한·중 FTA와 한·일 FTA 논의도 한·중·일 FTA 산관학 공동연구와 병행시켜 적절히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중 FTA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관학 공동연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고, 한·일 FTA와 관련해서는 실무협의를 통해 협상재개를 위한 환경조성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 터키와의 FTA 신속하게 처리될 듯
이와 함께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GCC, 페루,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콜롬비아와의 FTA가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협상을 가속화 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동연구를 종료했거나 현재 진행 중인 터키와 이스라엘과는 공동연구 결과를 토대로 협상개시를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터기의 경우 EU와 공동 관세동맹을 맺고 있어 한·EU FTA가 발효되면 우리 상품이 터키까지 그대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터기와의 FTA를 적극 검토하고 있고, 양국간 우호관계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FTA보다는 신속하게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남미공동시장, 즉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으로 구성돼 있는 메르코수르(MERCOSUR)와는 지난해 7월에 설치키로 합의한 협의채널을 활용해 FTA 추진을 위한 여건조성 노력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이미 발효 중인 FTA를 우리 기업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도 병행해 나가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한·칠레 FTA 등 이미 체결된 FTA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적극적인 FTA 추진을 통해 우리 총 교역에서 차지하는 FTA 교역비중을 현재 14%에서 전 세계 평균 수준인 50% 수준까지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현재 칠레, 싱가포르, EFTA, ASEAN, 인도와 체결한 FTA가 우리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으로, 여기에 EU와 미국이 추가되면 35.3%까지 늘어나고, 이어 GCC, 페루, 호주, 터키가 올해 또는 내년 상반기 중 타결되면 50.4%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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