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부터 27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지난해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신아시아 외교 구상’에 방점을 찍고, 인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더 발전시키기위해 인도를 국빈방문했다.
이번 인도 방문은 또 한·인도 경제협력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은 지난 1월1일부로 발효된 한·인도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과 IT분야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증진 노력을 들 수 있다.
CEPA는 상품과 서비스 교역, 투자, 경제협력 등 경제관계 전반을 포괄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FTA와 동일한 성격을 지닌다.
우리나라와 인도는 1973년에 외교관계를 맺었고, 40년 가까이 오면서 두 나라 간의 교역규모는 155억 6천만 불(2008년 기준)으로 확대됐고, 인도는 우리의 10위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부품, 제트유, 무선전화기인 반면, 수입품목은 나프타, 합금철, 대두 유박 등이어서, 각각 시장 보완적 관계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한·인도 CEPA를 맺음으로써, 우리에게는 11억5천만 명의 인도 소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우월한 자리를 잡아놨다.
한·인도 CEPA, 일·중에 앞서 인도시장 선점 기회
인도의 GDP 규모는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 4위. 또 최근 연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는 등 향후 세계 경제의 주도국으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인도 시장에서 한·중·일 3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인도 CEPA는 우리가 일본 및 중국에 비해 인도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아직 중국, 일본, EU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실시한 한·인도 CEPA 효과분석에 따르면, 섬유·화학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CEPA 발효 후 10년 동안 무역수지 흑자 증가 효과는 기계업종이 3억8200만불, 자동차부품 업종도 1억4천만불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인도 CEPA는 무엇보다 우리가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 거대경제권과의 교역, 투자,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그 의의가 크다. 또 남아시아의 중심국인 인도와의 관계를 토대로 추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주변국들과 경제협력을 맺을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도 가진다.
이 대통령은 인도를 주목하는 이유로 인도가 가진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면서 “11억 5천만 인구를 지닌 인도는 최근 5년간 평균 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작년 7% 가까운 경이로운 성장을 통해 세계 경제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CEPA 발판 삼아 2014년 양국 교역 300억 달러로 증대
한·인도 양국은 25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종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기적 협력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하면서, CEPA을 바탕으로 양국간 교역규모를 2009년 기준 121억 달러에서 2014년까지 3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우리나라와 인도 양국은 또 IT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 우리나라는 IT하드웨어 제조에서, 인도는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기반으로 하는 IT서비스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간 IT분야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21세기 ‘IT의 대항해 시대’에 한국과 인도가 힘을 모은다면 양국의 발전은 물론 세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융복합 추세에 따라 IT산업은 이제 특정 분야의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의 인프라이자, 생산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두 나라는 저탄소·청정에너지(신재생, 원자력), 녹색교통(전기차, 철도), 에너지효율 기술(전력망, 저탄소산업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인도 CEPA 발효와 더불어 이번 이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관계가 한층 강화돼 경제, 통상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의 외교적 측면까지 서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는 12억 인구, 세계 4위의 구매력을 가진 거대시장인 인도를 선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는 것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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