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우리가 바라는 건 정치 아닌 국민 위한 세종시”
친이계 의총소집요구하며 돌격대 구실에 친박계 반발 및 야당 국정조사 요구 제출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치를 위한 세종시가 결코 아니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세종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설 연휴를 맞아 ‘설 특별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어떤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 어떤 길이 국가미래를 위한 진정한 애국의 길인지 다같이 차분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종시 발전안과 관련 “세종시만을 위해 만든 안이 아니다”면서 “포항제철은 제철소를 지어 생긴 효용이 포항시를 훨씬 넘어서서 국가와 사회 모두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왔고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둥지를 틀었지만, 세계 유수 기업이 되면서 전국에 자동차 산업이 활성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삼성전자가 수원에 있고 LG LCD가 파주에 있다 해서 경기도만 좋아진 것은 아니잖습니까”라며 “마찬가지로 세종시 발전안은 21세기 꽃이라 할 수 있는 지식 기능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 성과는 중부권은 물론 전국으로 퍼져 나가게 될 것이고, 21세기 지식강국의 꿈은 성큼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작은 나라에서 지역 간에 싸워서는 발전이 결코 없다”면서 “각 지역이 세계와 경쟁한다는 생각으로, 특성화된 발전을 추구하고 지역의 발전이 서로 연계되어 상승효과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이 대통령은 하루 전날인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 초청오찬'에서 "개인들의 생각이 달라도 당에서 정해지면 따라가야 민주주의"라며 "마음이 안 맞아도 토론을 해서 결론이 나면 따라가야 한다"며 당론변경 절차에 서둘러 줄 것을 주문함으로써 한나라당 친이계(친이명박계)와 친박계(친박근혜계)간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따라 당내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정태근 의원 등은 친이계 의원들과 소장개혁그룹인 '통합과 실용', '민본 21'소속 일부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17일께 세종시 변경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의총소집에 반대하는 친박계를 향해 "논의조차 못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고, 당헌당규에 규정된 절차를 밟지 않겠다는 것도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굉장히 정치적으로 잘못된 자세"라고 지적했다.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친이계를 지원사격하며 의총 소집요구서가 제출될 경우 "당내 의원들이 요건을 갖춰서 의총 소집을 요구하면 받아들여한다."라고 말해 의총을 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친박계는 친이계의 당론변경 의총 소집 움직임에 발끈하며, '의총 보이콧' 움직임에 나섰다.
친박계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완성된 당론을 폐지하는 순간 폐지되고 새로 만든 것을 폐지하기 위한 의총이 열릴 수 있다"고 일침을 놨다.
이 의원은 "민주적인 절차나 과정을 다 거쳐서 만든 당론을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오리 물 집어먹듯이 쉽게 뒤집고 바꾼다면 날마다 바꿔야 할 것"이라며 "그것을 당에서 억지로 했다고 해도 의석 구조상 세종시 백지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나라당은 친이계 90~100명, 친박계 50∼60명, 중도파 20∼30명이다. 친이계와 당 지도부는 중도파의 선택이 '관건'이라고 판단, 개별접촉을 통한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은 다른 야당과 세종시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세종시 수정안 저지를 위한 여당인 한나라당의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과 함께 세종시 백지화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국무총리 임명을 청와대가 정략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과 삼성 등 대기업의 세종시 투자유치가 수정안 발표 이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로저널 정치부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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