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대통령이 ‘연내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3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여부가 정치권 최대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 일자 MB가 “원칙 없는 회담은 없다”며 직접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오래 전부터 MB의 핵심 측근인 임태희 노동부 장관을 필두로 원세훈 국정원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 유명환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수장들이 대거 참여한‘비밀 TF팀’을 가동해 상황별 로드맵까지 치밀하게 구상하면서 북측과 물밑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밀 TF팀’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북·미 간 화해 모드를 이끌어내는 등 큰 성과를 일궈내자 여권 주변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소할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고,‘통미봉남’(미국과만 대화하고 남한과 대립하는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가동되기 시작한 것으로 일요신문이 여권 내부의 소식통 등 인용해 분석했다.
이 소식통들에 의하면 취임 이후 줄곧 ‘선 북핵 포기’ 등 대북 강경 노선 기조를 유지해 왔던 이명박 대통령도 집권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원활한 국정운영과 한반도 주변국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특단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남북 당국은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개성에서 두세 차례 비밀 접촉을 갖고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한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 회동에는 우리 측에선 통일부 고위관계자가 나섰고, 북측은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때 합의문 초안을 작성한 인물로 잘 알려진 원동연 실장이 대표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당시 양측은 북핵 문제를 비롯해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문제, 인도적 지원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B는 1월 30일 미국 CNN과의 회견에서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방안)에 대해 협의할 수 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이 제안에 흥미를 가질 것으로 본다”며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를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해 정상회담 추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발언은 우리 정부 측에서 북측에 뭔가를 제안했고, 그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에서도 청와대는 TF팀의 실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여권 핵심부 주변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한 TF팀의 은밀한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MB의 핵심측근인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가 동행한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원동연 아태평화위 실장 등을 극비리에 접촉해 했으나, 정상회담 일정을 합의했으나 북핵 문제 등 일부 의제들과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월 4일자 서울발로 보도하기도 했다.
정상회담 장소는 우리 측이 ‘답방’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있어 북한에서 개최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측은 김 위원장의 신변안전을 이유로 평양을 1차 장소로 상정해 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북분단 상황을 상징하는 판문점이나 남북 모두 부담감이 덜한 개성이나 금강산이 회담장소로 결정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은 여권 내부에서조차 극도의 보안 사항이라는 점에서 TF팀의 실체와 역할 등은 정상회담이 성사될 때까지 여전히 베일에 가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정상회담의 중요성과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TF팀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그 실체 또한 존재할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정치권 최대 이슈로 급부상한 정상회담 추진설 논란과 맞물린 TF팀의 정체에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로저널 정치부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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