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이창호(35.사진) 9단이 단기필마로 적진에 뛰어들어 대승을 거두며 13억 중국 대륙을 울리면서 또한번의 '상하이대첩'을 이끌어 냈다.
이 9단은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마지막 대국에서 중국의 창하오 9단을 상대로 흑으로 231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우승 상금 2억원을 챙겼다.
한·중·일 3개국에서 5명씩의 선수가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세계 유일의 국가대항 바둑 단체전인 농심배에서 한국은 4명의 기사가 일찌감치 탈락한 반면, 3 명이나 남은 중국과의 결전에서 이 9단은 2005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기적 같은 막판 5연승으로 대역전 우승을 이끌어냈던 `상하이 대첩' 그대로를 재현했다.
이 9단은 중국의 최강 군단인 류싱 7단(10일), 구리 9단(11일)에 이어 창하오까지 3일 연속,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초중반 쉽지 않았던 바둑을 통렬한 한 수로 뒤집는 역전극으로 팬들의 엔도르핀을 솟구치게 만들었다.
이 9단은 초반 중국식 3연성 포진과 비슷한 전개로 판을 그려나갔고, 초반 백 42의 호수를 간과하면서 계속 끌려가는 등 중반까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하변에서 상대의 약점을 찌르는 흑 129의 강력한 역습으로 단번에 형세를 역전시켰다. 창하오 9단은 1997년 7월 박카스배 한중천원전에서 처음 대결한 이후 32차례 격돌한 이 9단의‘필생의 맞수’로 이 9단과 가장 많은 대국을 치렀다.
이로써 한국은 농심배에서 9차례 우승을 거뒀고 그중 이 9단이 8번을 최종 주자로 나와 해결하는 결정력을 과시했으며 농심배 승률 90%(19승 2패)의 진기록도 세웠다.
유로저널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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