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다며 창당한 국민참여당에 이어 동교동계의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15일 ‘김대중 정신’계승을 내세운 평화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평화민주당(평민당)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1987년 대선에 출마할 때 만든 당명과 같다.
한화갑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민주당은 DJ를 필요할 때만 활용하고 그 주변 사람들은 배제하는 폐쇄적인 정책과 함께 과거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던 민주개혁세력의 본류를 배제한 채 ‘도로 열린우리당’이 돼버려 한국 야당의 정통성을 대변할 자격이 없어졌다”며 “소외당한 민주개혁세력에 문호를 개방해 중도개혁정당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어 "한국 야당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국민 지지를 끌어들여 평화적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전국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신당에는 김경재· 최재승 · 한영애 전 의원 등이 참여하지만, 동교동계 핵심인 권노갑 · 김옥두 ·이훈평·장성민 전 의원 등은 창당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옥 등 동교동계 일부 신당 창당에 비판
이와 관련 민주당 한광옥 상임고문은 “분열적인 창당 움직임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 고문은 “우리는 지금 이명박 정권의 중간심판과 한나라당과의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하고 “지금은 국민에게 신뢰를 쌓아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력을 총집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도 정책위 광주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한 전 대표의 신장 창당은 “민주당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국민참여당과 싸잡아 강하게 비난했다.
박 의장은 “우리는 분열해서 실패했고 통합해서 승리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뒤 “민주당 중심으로 뭉쳐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맞서는 것이 두 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말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야기하고 민주개혁세력을 팔고 있지만 명분으로 보나 참여 세력으로 보나 국민적 관심을 끌기에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며 “본인들 외에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정당이다, 부끄러운 한국정치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전대표의 주무대 광주전남의 반응이 관건
한편,정치권은 한 전대표의 신당이 광주전남의 지방선거구도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재판(再版)´이 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당시 지방선거는 한화갑 전 대표가 앞장서 선거를 지휘했었고, 그 결과 호남의 주요 도시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약진해 민주당이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창당까지 1개월도 채 안남았지만 그 사이에 구 민주당 인사들을 대거 신당으로 합류시킨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특히 순천이 지역구였던 김경재 전 의원은 전남지사 출마가 유력시 되고 있다.
최근 전남 동부권과 광주 일부에선 현역 자치단체장들의 지난 몇 년간의 공로를 무시한 채 당심을 앞세운 시민배심원제로 몰아붙일 경우,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의 탈당가능성이 만만치 않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를 불과 몇달 앞둔 시점에서 호남의 민주당만으로는 넘쳐나는 정치수요를 감당해 낼 수 없다는 점이 ´탈당러시설´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 이유다.
지난 2년간 화해무드가 조성됐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계와 열린우리당계의 분열양상이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 전 대표의 평민당 창당이 이들 단체장들의 탈당을 촉발시킬 수 있을지,그리고 한 전대표의 주무대인 광주전남지역에서 신당이 재도약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유로저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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