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화폐전쟁의 전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의 기업도 지난 4월말 중국기업에 대해 수출대금으로 달러화대신 위안화로 첫 지급을 시작해 환차손을 줄였다.
19세기 영국 런던과 20세기 미국 뉴욕을 넘어 21세기의 금융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지금 전 세계가 목격하고 있는 그리스의 몰락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위기는 금융 맹주를 차지하기 위한 새로운 화폐전쟁의 서막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아시아판 1면 기사로 달러화 패권에 맞설 라이벌로 중국 위안화가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위안화의 고정환율을 풀 조짐을 보이면서 아직 무대에 오르지도 않은 사회주의 국가의 화폐가 이미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올 들어 한국의 원화가치가 5% 상승하고, 말레이시아 링기트(7.5%), 인도 루피(5%) 등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건 '차이나 이펙트(위안화 절상 기대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안화가 외환시장에 거래되면서 가치가 상승해도 중국의 수출 경쟁력은 끄떡없을 것이고, 아시아 경제가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는 것. 여기에 중국에 원료를 공급하는 브라질 호주 캐나다의 화폐도 달러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위안화를 따라갈 조짐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대만과 홍콩에서는 위안화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은 물론 금융회사들까지 위안화 사재기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최근 보도했다. 영국 런던 HSBC의 외환시장 분석가 데이비드 블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달러화가 지구의 중심이었지만 위안화의 힘이 작동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