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공식 발표 이후에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의혹 해소를 위해 국방부와 민·군 합동조사단의 반박 내용을 소개한다.
◆ 좌초설도 무책임한 주장
인터넷을 중심으로 끈질기게 천안함이 좌초됐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천안함이 기동하는 항로상에는 침몰에 영향을 미칠 만한 해저 장애물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초기 일부 방송사가 사고 지역 부근에 암초가 있다는 주장을 했으나 이 암초는 침몰 위치에서 무려 10㎞ 이상 떨어진 홍합여로 밝혀져 사건과 전혀 무관한 것이 분명해졌다.
일반적으로 좌초했을 경우 선저에서 가장 아래쪽으로 돌출된 소나 돔에 손상이 가야 하지만 5월 19일 2함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공개한 천안함 소나 돔은 온전한 상태였다. 또 선저 바닥면에서 전후로 길게 찢어진 흔적도 없어 좌초설이 근거 없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진도 1.5급의 지진파가 4개소에서 감지되고, TNT 260㎏ 내외로 추정할 수 있는 공중음파가 측정된 것은 이번 사건이 폭발에 의해 발생했지 좌초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는 명백한 과학적 증거다.
더구나 좌초설을 주장하고 있는 민간인 신모 위원은 단 한 차례 합동조사단의 토론회에만 참석했을 뿐 그 이후 회의나 조사 활동에 참가하지 않고 개인 차원의 주장만 계속해 왔다. 이와 관련해 신모 위원은 이미 2함대 해군 장교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상태다.
◆ 물기둥 본 사람이 왜 적나?
사건 당시 백령도 해안 초병이 폭 20∼30m, 높이 약 100m의 하얀색 섬광 기둥을 관측했고, 좌현 현창에 물이 고여 있었다는 증언이 확인돼 어뢰 수중 폭발에 따른 물기둥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됐다.
다만 “함정 내부에서 물기둥을 본 사람이 왜 적은가”라는 의문을 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의문은 군함의 구조와 근무 형태를 고려하면 충분히 해소되는 부분이다.
우선 군함은 일반 선박과 달리 측면에 외부를 볼 수 있는 창문인 현창의 수량이 매우 적고, 크기도 작다. 군함은 해상에서 전투할 목적으로 만든 배이므로 방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창문을 함정 측면에 많이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계함·호위함·구축함 등 어느 정도 크기가 있는 해군 군함에서는 기본적으로 함정 외부 근무 인원이 극소수다. 전투 배치나 유류 수급 등 특수한 경우 빼고 일반적 초계 때는 함교 윙 브리지에서 근무하는 견시 2명을 제외하고는 함정 외부 공간에서 승조원이 근무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다. 천안함도 이 같은 일반적인 군함의 형태와 유사하고, 근무 형태도 유사하므로 물기둥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애당초 제한적이었던 것이다.
결국 승조원 중에서 현실적으로 물기둥을 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견시 2명뿐이지만 천안함이 피격 직후 오른쪽으로 기울어 버린 상태여서 배 선체에 가린 우현 견시병이 물기둥을 직접 볼 여건이 되지 않았다. 좌현 견시병의 경우에도 함교 외벽에 쓰러진 상태에서 견시대 난간 벽이 지붕 역할을 하게 되어 물기둥을 직접 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사건 발생 당시 남서풍이 초속 10m로 불어 물기둥의 대부분이 한쪽 방향으로 날릴 수밖에 없어 좌현 견시병이 물기둥을 직접 보기는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좌현 견시병이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고 진술한 것은 당시 상황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TOD 영상 논란의 진실은?
열영상감시장비(TOD) 영상에 대해 여러 가지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TOD 영상 자체가 기본적으로 국방부의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영상을 보면 사건 발생 후 30초가 지난 시점에서 이미 함수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공식 조사 결과와 일치하는 영상인 것이다. 국방부는 추가로 공개된 약 8초분 영상에 대해 “천안함이 피격 후 이미 절단돼 함수는 우현 쪽으로 전복됐고, 함미는 급속하게 침수 중인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의미다.
추가 영상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천안함이 어뢰를 맞는 순간의 모습은 TOD 영상에 촬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국방부와 민·군 합동조사단의 일관되고 확고한 입장이다.
TOD는 원래 해안에서 육상으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항상 먼 바다 쪽만 감시할 수 없으므로 TOD에 천안함이 연속적으로 찍히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는 것.
이번에 기자들을 상대로 공개한 영상도 기본적으로 어뢰에 맞아 천안함이 폭발하는 순간의 영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존 국방부 공식 설명과 부합하는 것이다. 폭발 순간이나 함수와 함미 분리 순간, 선체가 V자 혹은 역 V자 형태로 구부러진 장면은 TOD에 촬영되지 않았다는 기존의 국방부 설명이 정확하다는 뜻이다.
◆ 소형 잠수정도 중어뢰 운용
130톤 내외의 소형 잠수정에서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유사한 배수톤수를 가진 이란의 가디르급 소형 잠수정에서도 구경 533㎜급 중어뢰 2발을 장착한 사례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이 같은 의문 제기는 별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어뢰가 무겁다고 해도 130톤 내외의 전체 잠수정 중량에 비한다면 어뢰 무게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아 중어뢰를 장착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이 무기체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어뢰 무게가 통상 1~2톤 사이이므로 소형 잠수정이라도 내부 공간을 적절하게 재배치하고 어뢰 발사 후 무게 보상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한다면 중어뢰 탑재 자체는 기술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 탑재 장비 무게는 적절
천안함 사건 초기에 “초계함이 처음 건조돼 전력화된 이후 대함유도탄 등 추가 장비를 탑재해 설계 중량을 초과해 절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근거가 없다. 추가된 장비의 무게가 11톤에 불과해 이 같은 무게를 합쳐도 임무 출항 시의 천안함 무게는 제한 톤수인 1273톤 이내였기 때문이다. 과다 중량에 의한 선체 절단 가능성도 구체적인 수치 등 근거 자료가 없는 무책임한 주장인 것이다.
◆ 장병 부상 정도도 수중 폭발 뒷받침
천안함 사태로 목숨을 잃은 장병들의 경우 골절, 열창, 좌상 등이 발견됐으나 파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수중폭발에 따른 충격파와 버블효과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수중폭발 때 발생하는 충격과 압력파가 발생할 경우 선박 승조원들이 뼈가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거나, 부딪혀 찢어지는 열상, 부딪혀 상처가 나는 타박상을 입는 경우가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