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와 무역불균형 해소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지나친 이익을 갖는 나라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떤 나라도 대미수출을 통해 번영의 길을 닦을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면서 "나는 미국의 일자리와 미래시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경쟁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중국 위안화의 저평가로 무역역조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촉구한 발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를 몇 주 내에 20%를 절상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으며 이는 중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파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뒤 문맥을 놓고 보면 중국이 단기간에 위안화를 20% 절상하기는 어렵겠지만 미국은 '상당한 절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수개월 내 20% 절상'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워싱턴 소재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위안화가 40%가량 평가절하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 주석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호혜주의와 공동개발이라는 원칙하에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무역마찰문제가 적절하게 논의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세계경제 회복의 가장 중대한 위협은 무역불균형이 아니라 선진국이 자국 기업을 신흥경제국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시도"라고 맞받아쳤다.
후 주석은 이어 "우리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거부하기 위해 확고한 행동을 취해야 하며, 자유무역을 일관되게 옹호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중 정상의 팽팽한 힘겨루기와 중국의 강력한 반대 속에 이번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중국의 위안화 문제가 직접 명시되지는 않았다.
한편,중국은 G20 정상회의를 1주일 앞둔 지난 20일 페그제를 중단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뒤 위안화 가치를 2008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인 0.5% 절상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절상폭이 연말까지 기껏해야 5%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치권도 오바마 행정부가 좀 더 중국을 몰아붙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유로저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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