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 전제>
구자철 멀티골과, 기성용, 차두리,지동원,이청용, 박지성의 완벽한 플레이로 승리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이 지긋지긋한 첫 경기 징크스를 깨트리고 51 년 만의 우승컵을 향한 기분 좋은 첫 걸음을 내딛었다.
한국은 지난 1964년 아시안컵 개막전에서 인도에 0-2로 패한 이후 이날 전까지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1승 7무 1패란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고질적인 '첫 경기 징크스'였다.
한국은 1972년 대회 1차전에선 이라크를 만나 답답한 경기 끝에 0-0으로 비겼고, 1980년과 1984년 대회 첫 경기에서도 각각 말레이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1988년 대회에선 드디어 UAE에 1-0으로 이겼으나 한국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1992년을 제외한 4번의 대회 1차전에서 각각 UAE, 중국, 요르단, 사우디를 상대로 모두 무승부를 거뒀다.
대표팀은 11일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서 열린 바레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C조 첫 번째 경기서 전반 39분과 후반 7분에 터진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최전방에 지동원을 배치하고 좌우 측면에 박지성과 이청용을 기용, 4-2-3-1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바레인을 상대했다. 이에 바레인은 포백라인과 투톱을 사용, 4-4-2로 맞대응했다.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한국팀은 지동원이 자신의 본래의 자리에 얽매이지 않고 측면으로 움직여주자 좌우 측면의 박지성과 이청용은 그 자리를 파고 들며 바레인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청용이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박지성이 슈팅으로 연결, 바레인의 골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 풀백 차두리와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이 연계 플레이를 선보이며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이청용과 차두리는 번갈아 가며 날카로운 크로스로 다른 공격수들을 지원했다. 특히 전반 24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이 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날린 슈팅은 골키퍼가 간신히 걷어낼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전반 39분 중원에서 기성용이 빠르게 문전으로 밀어 넣어준 것을 구자철이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대를 흔들었다. 후반 7분에는 차두리가 오버래핑으로 박스까지 올라와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 갑작스런 슈팅에 골키퍼는 공을 제대로 쳐내지 못하고 자신의 앞으로 떨어트리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구자철이 가볍게 밀어 넣으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이자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 40분 박스로 침투하던 상대 공격수를 저지하던 곽태휘가 단번에 퇴장 명령을 받아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어진 페널티킥으로 1골을 내줬으나, 한국은 결국 2-1로 경기를 마치며 아시안컵 첫 경기서 기분 좋은 승리를 차지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구자철
경기 초반 처진 공격수보다 플레이메이커로 중앙에서 공격을 전개하고 템포를 조절했지만 한국이 공격의 강도를 높이면서 구자철의 활약도 더욱 커졌다. 중원에서 좌우로 볼을 연결하면서 눈 깜짝할 새 상대 페널티지역 근처까지 침투해 공격 기회를 엿봤다.
특히 좌우 날개 박지성, 이청용과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박지성과 활발한 교차 움직임으로 박지성이 바레인 골문 정면에서 슈팅 기회를 만들게 했다. 전반 24분에는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받아서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슛을 날렸다.
그리고 전반 39분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 슈팅으로 연결하며 경기의 흐름을 확실히 잡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6분에도 스트라이커 못지 않은 문전 위치 선정으로 가볍게 두 번째 골도 넣었다.
기성용, '슛시스트' 통해 조광래호에 첫 승 선물
'기라드' 기성용(셀틱)이 '슛시스트'를 통해 조광래호에 첫 승리를 안겼다.
구자철(제주) 이용래(수원)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기성용은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펼친 바레인을 상대로 흔들림 없는 패스 연결을 통해 중원 장악에 성공했다.
지동원이 전방에서 많은 움직임을 선보이며 공간을 만들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구자철에게 공간이 생기면서 기성용의 패스를 더욱 날카롭게 전방으로 연결됐다.
기성용은 전반 39분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으로 첫 골을 만들어 냈다. 상대 진영 아크 정면에 위치하고 있는 구자철과 박지성을 쳐다본 후 긴 패스를 연결할 것처럼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짧은 스루패스를 이어준 것.
날카로운 기성용의 패스를 이어받은 구자철의 빠른 슈팅도 좋았지만 그 기회를 만든 기성용의 패스는 일품이었다.
경기 전 기성용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상대에게 첫 골을 내주면서 힘겹게 끌고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기성용이 보여준 움직임은 셀틱에서 중심으로 자리잡은 그 기성용 이상의 모습이었다.
'무서운 10대' 지동원, 원톱 존재감 입증
'무서운 10대' 지동원은 기민함과 특유의 유연성을 통해
A매치 두번째 출전이자, 국제대회 첫 출전한 10대 선수라고 믿기 힘든 자신만의 존개가치를 보여줬다.
지동원은 '4-2-3-1 전형'의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22분 손흥민과 교체될때까지 대표팀 공격의 '보이지 않는 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박주영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시켰다.
지동원은 전반 중반이 지나며 좌우 측면은 물론이고 미드필드진까지 오가며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렸다. 그 결과 구자철과 박지성이 절묘하게 중앙 침투가 용이해지며 결정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창출했고, 전반 39분 구자철의 선제골의 디딤돌을 제공했다.
지동원은 또한 측면을 오가며 특유의 유연성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도우미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전반 32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줄기차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지동원은 안정된 컨트롤로 상대 수비수 3명을 벗겨내며 이청용에게 양질의 크로스를 배달했다. 또한 전반 37분에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박지성을 향해 정확한 크로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차미네이터’ 웃자 조광래호도 웃었다
차두리(31.셀틱)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90분 내내 야생마 같이 달렸다. 후반 7분에는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구자철의 쐐기골을 간접적으로 돕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바레인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한국은 차두리-이청용의 오른쪽 라인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차두리는 전반 1분 만에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상대 진영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탁월한 스피드를 앞세워 종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후반에는 과거 공격수 출신 답게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후반 7분 거침없이 중거리 슛을 시도해 구자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데 일등 공신이 되었다.
바레인전서 드러난 조광래호의 숙제들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빠른 축구는 바레인이 노리는 선 수비 후 역습을 봉쇄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지동원을 중심으로 창출되는 공간에서 좌우 측면의 박지성과 이청용은 공격의 날카로움을 선보였다. 구자철의 가세도 돋보였다.
아쉬운 것은 잦은 공격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위협하는 공격은 많지 않았다는 것. 아무래도 수비를 흔들 수 있는 패스 속도를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전반 39분 구자철의 선제골을 이끌어낸 기성용의 패스가 전부였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은 마찬가지였다. 애초 바레인의 공격 옵션은 역습과 세트 플레이가 전부였다. 공격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도 자주 연출되지 않았다.
유로저널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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