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다음으로 생존율 낮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관건
현대 문학계의 거목 박완서 작가가 지난 22일 담낭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담낭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문학소녀, 박완서 작가를 괴롭힌 담낭암은 췌장암 다음으로 예후가 좋지 않기로 악명이 높다.
담낭(쓸개)이란 간에서 분비되는 쓸개즙을 일시적으로 저장, 농축하는 주머니로 창자 안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수축해 소화액인 쓸개즙을 내어 소화를 돕는 기관이다. 금식을 하면 주머니가 팽창해 쓸개즙을 덜 분비하며 기름진 음식 등을 먹으면 수축해서 더 많은 담즙을 장으로 내보낸다.
이러한 담낭에 생기는 암은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5년 생존률이 5% 미만이며 중앙 생존값은 6개월 미만에 그친다. 또한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 정도가 2배가량 더 높고 흔히 60대에 발병하는 일이 많다.
담낭암에 대한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만성적인 담낭의 자극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담낭암의 또 다른 원인에 대해 가천의대길병원 혈액종양내과 심선진 교수는 “담낭의 석회화도 잘 알려진 위험 요인이며 비만, 만성 간담관 기생충 감염, 담낭 용종, 담관 기형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 교수는 “경구용 피임제를 빈번하게 사용하는 사람과 고무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도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발병 초기 담낭암은 어떠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으나 병이 진행되면 산모가 겪는 산통이나 담석에 의한 복통, 구역질,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복부 전반에 걸쳐 통증이 발생하고 황달이나 식욕부진 및 체중감소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담낭암은 그 특성상 전이가 빠르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가 암이 상당히 자란 후에나 담낭암 진단을 받는다. 또한 증상이 쓸개급통증이나 만성 담낭염과 비슷한 것 역시 발견이 늦어지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담낭암의 유일한 치료법은 조기발견을 통한 절제술이다. 초음파나 CT검사를 통해 암이 수술 가능한 범위 내에 위치하면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한다. 반면 암세포가 타 장기로 전이가 돼 있는 경우에는 수술로 완치하기는 어렵다.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병기가 진행돼 황달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담즙 배액술 등을 시행한 다음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담낭암 예방법에 대해 심선진 교수는 “기생충 감염을 피하기 위해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지 말고 반드시 익혀 먹을 것”을 권했다.
이어 심 교수는 “담낭 결석이 있더라도 담낭암이 발견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담낭을 절제할 필요는 없다”며 “그러나 석회화 담낭, 기형에 대해서는 담낭암 발생 확률이 높아 증상이 없더라도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허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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