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 – 감독보다 영화를 잘 만드는 배우들

by 유로저널 posted Mar 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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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일만 잘하는 것도 힘든 세상에 간혹 보면 두 가지 이상의 일들을 무리 없이, 때론 얄미울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영화계에서도 이런 천재적인 영화인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특히, 영화배우들은 배우 특유의 영화적 감성과 현장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를 습득함으로써 종종 연출까지 그 영역을 넓혀 뛰어난 영화적 재능을 과시하기도 한다. 물론, 때로는 과도한 욕심과 준비되지 않은 어설픔으로 인해 안 하느니만 못한 감독 데뷔를 통해 좌절을 맛보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훌륭한 연출을 통해 여느 감독들보다도 뛰어난 작품을 만든 배우들도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클린트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감독 셀지오 레오네와 함께 만든 세 편의 ‘무법자’ 시리즈를 통해 마카로니 웨스턴이라는 장르를 창조해내며 최고의 서부극 스타로 발돋움한 뒤, 현대물로 옮겨 역시 ‘더티하리’라는 터프한 강력계 형사로서 또 다시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스타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그가 평생의 스승으로 모셨던 셀지오 레오네와의 작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자신만의 영화적 재능을 주체할 수 없었던 그는 1971년 스릴러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로 멋지게 감독 데뷔에 성공한 뒤 최근 ‘아버지의 깃발’까지 무려 27편이나 되는 영화를 연출한 베테랑 감독이 되었다. 특별히, 자신을 배우로서 성공하게 만든 폼나는 서부극과 정반대되는, 건조하고 사실주의적인 새로운 서부극인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그 해 아카데미를 휩쓸면서 단순히 흥행배우 출신의 감독이라는 오명을 확실히 떨친 뒤 12년 후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통해 또다시 아카데미를 휩쓰는 기염을 토하며 이시대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인으로 모두의 찬사를 얻어냈다. 나이가 들어서도 ‘사선에서’와 같은 액션영화에서 연륜넘치는 액션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같은 로맨스 물까지도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노년도 왕성하게 보내고 있으며, 현재 7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두 편의 영화를 연출하여 역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자신이 연출한 영화 중 7편의 음악 까지도 직접 담당한, 아마도 이 시대 최고의 만능 영화인이 아닐까 싶다.

- 꼭 봐야 할 그의 연출작: 용서받지 못한 자(1992),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로버트 레드포드

6,70년대 헐리우드를 대표했던 전형적인 미국형 미남 배우로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같은작품들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로버트 레드포드. 배우로서 한창 잘 나가던 1980년 돌연 ‘보통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통해 감독 데뷔를 했고, 미국의 가정문제를 사실적으로 진지하게 다룬 휴먼드라마인 본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 4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색상)을 수상하면서 감독으로서의 자질도 인정받으며 더욱 화려한 영화인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 뒤로도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여 나이가 들어서도 중년의 멋을 물씬 풍기며 배우로서도 장수하면서, 꾸준히 좋은 작품들을 연출해 오고 있다. 특별히, ‘흐르는 강물처럼’에서는 젊은 시절의 자신을 쏙 빼닮은, 당시 신인이었던 브래드 피트를 주연으로 발탁,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 꼭 봐야 할 그의 연출작: 보통 사람들(1980), 흐르는 강물처럼(1992)



멜 깁슨

‘리셀웨폰’과 ‘매드맥스’시리즈를 통해 헐리우드의 액션배우로 인기를 얻은 멜 깁슨은 관객들에게 오락물로 많이 사랑을 받은 탓에 다른 장르로의 연기 변신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호주국립연기학교 출신인 만큼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그였기에 비록 헐리우드의 오락물로 인기를 얻었지만 ‘갈리폴리’나 ‘햄릿’같은 역에서 선보인 진지한 정통연기는 비록 훌륭했음에도 관객들에게 그다지 어필하지 못했다. 그렇게 전형적인 헐리우드 오락배우로 굳어져가는 게 싫었던 그는 1993년 드라마에 가까운 ‘얼굴 없는 사나이’로 감독데뷔를 하지만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리셀웨폰’의 다혈질 형사 ‘마틴 릭스’로 그를 기억하는 팬이나 평론가들은 그가 영화를 연출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했을 듯. 그러나, 그 동안 액션영화를 통해 터득한 자신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연출한 서사액션 ‘브레이브 하트’는 아카데미 5개 부문 수상을 비롯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비로소 멜 깁슨은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왓 위민 원트’와 ‘패트리어트’에 출연한 뒤 2000년대 들어 배우로서의 활동을 거의 멈춘 그는 2004년 예수 그리스로의 이야기를 극사실주의로 표현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통해 놀라운 연출력을 선보임으로써 단 세 작품 만에 명감독의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다.

- 꼭 봐야 할 그의 연출작: 브레이브 하트(1995),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


이 외에도 자신이 직접 각본을 쓰고 주연한 ‘록키’시리즈를 연출한 실베스터 스탤론, 무명에가까웠던 그를 전세계적인 스타로 탄생시키며 아카데미 7개부문 수상작인 ‘늑대와 춤을’을 연출한 케빈 코스트너는, 그러나 그 외의 작품들에서 이렇다할 연출력을 선보이지 못하며 고만고만한 감독활동을 접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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