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열전 (4) 스티브 부세미

by 유로저널 posted Jan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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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되지 않는 분량의 출연이라도 유난히 독특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들이 있다. 이들은 오히려 주연을 맡아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할 보다는, 조연이나 개성 강한 카메오 출연으로 영화의 맛(?)을 더해주는 역할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한다. 물론, 때로는 이들이 주연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아이러니도 발생하곤 한다. 오늘 소개하는 스티브 부세미(이하 스티브)가 바로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열혈 영화광들이 아니고서는 너무나도 낮선 그의 이름, 그러나 천재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의 걸작 ‘저수지의 개들’에서의 미스터 핑크가 기억나는지, 아니면 니콜라스 케이지의 액션 대작 ‘콘 에어’에서 등장하는 수 많은 죄수들 가운데 핏기 없는 표정으로, 사람을 먹는다는 무시무시한 죄수, 그래서 온갖 보호 장비들에 둘러쌓인 정신병자 갈란드를 기억하는지, 아니면 코엔 형제의 걸작 ‘파고’에서 눈 쌓인 설원에서 동료에 의해 어쩌면 영화 역사상 가장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어리숙한 살인 청부업자 칼을 기억하는지. 워낙 독특한 마스크와 목소리, 어투로 인해 그가 스크린에서 창조해내는 인물은 어딘가 평범하지 않으면서, 그가 아니면 절대 소화해 낼 수 없는 강한 개성을 자랑하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1957년 미국 뉴욕의 브룩클린에서 태어난 스티브는 일찌감치 연기의 길을 걷고자 했던 배우 지망생이었다. 그리고, 1986년 ‘최후의 섬광’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드디어 영화 배우로 데뷔한다. 이후 몇 년간 조연으로 배울 활동을 이어갔지만 그의 재능을 발견해준 특별한 작품이나 감독을 만나지는 못했던 까닭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1989년 그의 가능성을 발견한, ‘천국보다 낯선’의 거장 짐 자무쉬 감독의 ‘커피와 담배 2’에 출연하면서 드디어 인디적인 그의 재능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스티브의 독특한 매력을 높이 평가한 짐 자무쉬 감독과는 이후에도 ‘Mystery train’(1989)과 조니 뎁과 출연한 ‘Dead man’(1995)을 함께 작업했다.

1990년, 스티브는 자신의 영화적 개성을 알아본 코엔형제의 눈의 띄어 ‘밀러스 크로싱’에 출연하게 되고, 기발한 시나리오와 개성 강한 배우들의 연기로 비평가와 관객들의 극찬을 얻은 이 작품에서 스티브는 비록 많은 분량을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워낙 비주류를 지향하는 코엔형제인 까닭에, 게다가 다소 엉뚱하고 괴기스럽기까지한 그들의 작품 세계와 스티브의 영화적 개성은 절묘한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 이후, 코엔형제의 대부분의 작품들에 크고 작은 역할로 출연해, 마치 코엔형제의 영화에 스티브가 등장하지 않으면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 만큼 많은 작품들을 함께 했다. 그 목록을 대략 살펴보면 ‘바톤 핑크’, ‘허드서커 대리인’, ‘파고’, ‘빅 레보스키’와 같은 작품들이 있다.

코엔형제의 느와르풍의 영화에서 개성 만점의 연기를 선보인 스티브를 눈여겨본 감독이 또 있었으니 바로 천재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였다. 그리고 타란티노는 자신의 감독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1992)에서 스티브에게 미스터 핑크 역을 맡기기에 이른다. 물론, 작품은 대성공을 이루었으며, 스티브는 그 동안 자신이 닦아온 연기의 집대성을 선보이며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미스터 핑크 역을 멋지게 소화해낸다.

이후 영화계에서 강한 개성을 인정받은 스티브는 ‘콘 에어’의 정신병자 죄수 갈란드 역을 비롯 ‘아마겟돈’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팀의 일원인 록 하운드 역을 맡는 등, 헐리우드의 대작 상업영화에서도 러브콜을 받는가 하면, 톰 디칠로 감독 저예산 인디 영화 ‘망각의 삶’과 같은 작품들에도 출연하면서 연기의 폭을 넓혀가는 가운데, 주류영화와 비주류영화 모두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는 개성파 배우로 거듭난다. 2001년에는 10대 소녀들의 이야기를 기발하게 그려낸 테리 즈위고프 감독의 ‘판타스틱 소녀백서’(2001)에서 매력없는 40세의 순진하기만한 아저씨 시모어 역을 맡기도 했다.

이외에도 ‘몬스터 주식회사’(2001)의 랜달 역을 비롯 다섯 편의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1996년 ‘트리스 라운지’로 감독 데뷔를 한 이후 3편의 작품을 직접 감독하기도 하면서 전천후 영화인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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