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물 배우의 만남, 의로운 살인(Righteous Kill)

by 유로저널 posted Sep 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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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런던 튜브역들을 지나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영화 포스터가 있다. 영화광들이 아니어도 누구나 그들이 명배우인줄 알고 있는 로버트 드니로(이하 드니로)와 알 파치노(이하 파치노)가 한 장의 포스터에 같이 등장하는 모습, 즉 두 거물 배우가 공동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의로운 살인(Righteous Kill)’의 포스터이다.

두 배우의 명성만을 알고 있을 뿐,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는 이들이라면 “그게 뭐?”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에 대해, 특히 두 배우의 지난 영화 발자취를 기억하고 있는 영화광들이라면 9월 말 영국에서도 개봉 예정인 ‘의로운 살인’은 정말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공동 주연의 영화라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다.

그 동안 유명 배우들의 공동 주연은 종종 있어왔던 게 사실이다. ‘화려한 캐스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영화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그 영역에서 가히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들의 공동 주연은, 즉 연기 대결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령, 성룡과 이소룡이 대결하는 영화, 아니면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공동 주연하는 영화와 같은. 그리고, 연기력과 카리스마의 영역에서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드니로와 파치노의 연기 대결 역시 많은 영화광들이 고대하는 공동 주연이었던 것이다.

정말 설명이 필요 없는 두 배우, 연기력과 카리스마에서는 필적할 만한 경쟁자가 거의 없는 이 두 배우는 사실 그 동안 두 편의 영화에서 공동 주연을 맡았다. 그 첫 작품은 1974년 작 ‘대부 2편’, 그러나 공교롭게도 과거와 현재 시점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이 영화에서 드니로는 파치노의 아버지인,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사망한 비토 꼴레오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며 과거 시점에서만 등장했다. 파치노는 당연히 현재 시점에서 대부가 된 마이클 꼴레오네를 연기했으니, 두 배우는 당연히 같은 화면에 존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계속해서 환상적인 연기 경력을 쌓아가던 두 사람은 ‘대부 2편’ 이후 20년 가량이 지난 1995년 ‘히트’에서 드디어 현재 시점에, 동일한 공간에 등장하는 영화에서 공동 주연으로 만난다. 그런데! 연출을 맡은 마이클 만 감독의 어떤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두 배우의 진정한 첫 연기 대결로 그토록 영화광들을 흥분하게 했건만, 이 작품에서 두 배우가 같은 화면에 등장하는 장면은 거의 없다. 형사인 파치노와 범인인 드니로가 한 화면에 등장해서 그나마 연기 대결을 살짝 맛보기(?)로 선보이는 장면은 식당에서 두 사람이 앉아 대화하는 장면 정도. 영화광들의 실망은 어마어마 했지만 영화는 완성도도 높았고, 두 배우의 연기도 훌륭했던 탓에, 그렇게 만족해야 했다.

‘히트’ 이후 10년 넘는 세월이 또 흘렀다. 이제 두 배우는 주름살을 감출 수 없는 노년에 접어들고 있고, 파치노는 2002년 ‘인썸니아’ 이후로 작품 운이 없는 것인지 그다지 성공적인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드니로 역시 2001년 ‘15분’ 이후로 그다지 인상적인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현재 영화계가 더 이상 새로운 소재나 새로운 형식을 선보이기 어려운 고갈의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이들과 같은 정통 거물급 배우들과 연기 대결을 펼칠만한 배우들이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며, 작품 선택에 실패한 이들 두 배우의 잘못이기도 할 것이다.

1940년 생인 파치노, 1943년 생인 드니로, 이 두 배우는 이제 자신들의 영화 인생 말년에, 더 늦기 전에 서로를 최고의 배우로 인정하는 둘이서 제대로 한 편의 영화에 출연하려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성사된 이번 작품에서 두 배우는 마치 자신들의 실제 삶에서처럼 어느덧 은퇴를 앞둔 동료 형사로 출연하여 연쇄 살인범을 쫓는다. 연출은 알 파치노의 최신작 ‘88분’을 연출했던 존 애브넛 감독이 맡았다. 사실, ‘88분’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던 바, 살짝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광들은 한 화면에서 드니로와 파치노가 등장하는 영화를 만난다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설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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