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21세기 연출작을 기다리며 (7) 김성홍

by 유로저널 posted Dec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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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명의 우리 영화 감독들을 소개하는 이번 시리즈가 어느덧 단 두 명을 남겨놓은 후반부에 도달했다. 남은 두 명의 연출가들은 이제껏 소개했던 인물들에 비해 연출작이 상대적으로 적은 감독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즉 한 장르를 고집스럽게 연출하려는, 또 그 장르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감독들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오늘 소개하는 김성홍 감독은 어쩌면 감독 보다는 각본가로 더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그가 각본으로 인정받은 장르는 코미디, 그러나 연출작은 모두 스릴러이니 참 독특한 경력이다. 최근에는 제법 스릴러다운 스릴러 영화들을 우리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되었지만, 90년대만 해도 스릴러는 우리 영화에서 상당히 낯선 장르였다. 당연히 스릴러 전문 감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바로 그 자리에 김성홍 감독이 있었다.

스릴러 연출가로 두각을 드러내기 전, 김성홍 감독은 각본가로 먼저 인정을 받았고, 그 첫 작품은 바로 청춘스타 이미연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이 작품의 상당한 성공으로 김성홍 감독은 그만 감독 데뷔작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의 2편 격인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택한다. 이 작품과 함께 연출한 ‘열일곱 살의 쿠데타’ 역시 당시 넘쳐나던 청춘물의 홍수에 파묻혀 안타깝게도 두 작품 모두 반응이 별로였다.

김성홍 감독의 재능을 다시 인정받게 해 준 것은 역시 각본가로서 작업한 ‘투캅스’, 그렇다, 그가 바로 ‘투캅스’의 1, 2편 각본을 쓴 인물이다. 안성기, 박중훈 콤비의 연기와 강우석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거기에 김성홍의 각본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투캅스’의 대박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김성홍 감독이 하고 싶었던 장르는 스릴러였고, 드디어 1994년 ‘손톱’을 연출하면서 스릴러 연출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이경영, 심혜진, 진희경이 출연한 본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공감할 수 있는 갈등, 아무것도 누리지 못하는 친구가 모든것을 누리게 된 친구를 질투하고, 증오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그려냈으며, 당시 모델에서 배우로 처음 변신한 진희경이 악역을 맡아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며 우리 영화에서 보기 드문 수작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97년에 내놓은 ‘올가미’는 고부갈등이라는, 역시 우리 사회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마마보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접목시킨 스릴러. 지금은 제법 스타가 된 최지우와 박용우의 초창기 풋풋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으며, 싸이코 기질이 다분한 시어머니 역할을 맡은 윤소정의 연기가 뛰어나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력은 어지간한 헐리우드 스릴러 못지 않게 뛰어나며, 한국적인 소재인 까닭에 정서적으로 더욱 공감이 가는 스릴러이다.

앞서 언급한 두 편의 스릴러, ‘손톱’과 ‘올가미’는 90년대 우리 영화에서 가장 뛰어난 스릴러 작품으로, 김성홍 감독의 역량이 최고로 발휘된 걸작들이다. 특별히, 한국 사회에 팽배한 갈등을 소재로 삼아, 그러나 통속적이지 않도록 치밀한 구성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악역, 즉 너무나 성공한 친구에 대한 질투와 증오로 몸부림치는 친구,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서 며느리를 살해하려는 지경에 이르는 시어머니에게도 어느 정도의 공감과 동정심을 유발하도록 하는 그의 연출력은 우리 영화계에서는 유일무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선보인 98년 작 ‘신장개업’은 당시 사회에서 유행하던 엽기 코드를 접목시켜 잔혹한 블랙 코미디로 선보였고, 2001년작 ‘세이 예스’는 코믹한 이미지의 대명사인 박중훈을 싸이코 악역으로 출연시킨 스릴러. 두 작품은 전작들에 비하면 2% 아쉬운 연출로 비평이나 흥행에서 그다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그 뒤로는 더 이상 김성홍 감독의 작품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껏 소개했던 감독들과는 달리 김성홍 감독의 신작이 현재 촬영 중에 있다는 희소식이 있다. 그리고 그 영화는 다름아닌 보성의 한 어부가 대학생들을 살해한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하니 스릴러 연출가로서 김성홍 감독의 역량이 다시 한 번 발휘될 것 같다. 문성근, 추자현, 그리고 신인 전세홍이 출연하는, ‘실종’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을 설레이며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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