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의 위험한 실험, ‘엑스페리먼트(Das Experiment)’

by 한인신문 posted Mar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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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원래 선할까, 악할까? 환경과 역할은 인간의 본성에 어떠한 작용을 할 수 있는가?

케이블 TV를 통해 우연히 한 영화를 접하게 되었다. 제목만 ‘실험(The Experiment)’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일 뿐, 아는 감독도, 아는 배우도 단 한 명도 없는, 그리고 이 영화는 좀처럼 감상할 기회가 없었던 독일 영화였다. 호기심에 시청한 영화의 초반, 설정이 매우 흥미로웠고, 자연스레 영화에 빠져들게 되었다. 우연히 감상하게 된 영화 치고는 너무나 뛰어난 영화, 충격적인 영화로 남은 ‘엑스페리먼트(Das Experiment / The Experiment)’를 오늘 소개하려 한다.

심리학자인 톤 박사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기 위한 심리실험에 참가할 실험 대상자를 광고를 통해 모집한다. 톤 박사가 진행하려는 실험은 실제 감옥과 같은 공간을 설치하고, 20명의 참가자들을 12명의 죄수와 8명의 간수로 역할을 부여한 뒤, 이들을 14일간 설치된 감옥에서 고립시키고, 이들의 심리 및 행동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이다. 연구팀은 감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이들을 관찰할 뿐이며, 이들은 말 그대로 폐쇄 공간에서 어느 누구의 간섭이나 제약 없이, 마치 실제로 죄수와 간수가 된 것처럼 지내야 한다.

이 흥미로운(?)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그저 실험 참가비 몇 푼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실험에 자원한 평범한 이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실제로 죄수와 간수의 역할에 따른 실질적인 심리와 행동들을 보이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이들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결국 실험은 통제할 수 없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데...

처음에는 똑 같은 실험 참가자의 입장에서 시작하지만, 죄수와 간수의 역할이 이들의 심리를 실제 죄수와 간수의 그것으로 변화 시키는 과정은 충격적이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불편한 깨달음을 준다. 간수 역할을 맡은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들이 간수의 입장에서 죄수들을 속박하고 학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의 심리와 행동이 실제로 그렇게 변해간다. 그리고, 점차 이들의 악한 본성이 적나라한 실체를 드러낸다. 어느새 죄수 역할을 맡은 이들은 간수 역할을 맡은 이들을 실제로 두려워하고, 이들과 대치하게 된다.

평범한 인간의 내재되어 있는 악한 본능의 실체, 그리고 주어진 환경과 역할에 의해 그 악한 본능이 어떻게 드러나고 발휘될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은 흥미롭지만, 한편 불편하기도 하다. 특히, 군대라는 환경과 역할의 경험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남성들은 큰 공감과 함께, 군 시절의 불편한 느낌들이 떠오를 것이다. 모두가 평범한 청년으로 입대하지만, 어느새 계급과 환경의 영향으로 후임병들에게 악랄한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 존재로 변하는 그들은 스스로에게 숨겨진 악한 본성을 한 번쯤 목격했을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놀랍게도 실화에 근거했다. 1971년 스탠포드 대학의 Philip Zimbardo 박사가 실제로 ‘환경조작에 따른 심리변화 실험’이라는 이름으로, 가상 감옥을 설치하고 참가자를 모집해 14일간 이들의 행적을 관찰한 것. 그러나, 이 실험은 5일만에 중단되었고, 영화는 나머지 9일을 극적으로 재구성해 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는 2001년도 작품으로, 연출을 맡은 독일 출신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은 놀랍게도 이 작품이 감독 데뷔작이다. 데뷔작부터 탄탄한 연출력을 선보인 덕분에 이 작품은 바바리안 영화상,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2001년 베르겐 국제영화제, 2002년 이스탄불 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는 등, 독일 안팎에서 격찬을 받은 바 있다.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의 최근작은 2007년도에 개봉된 ‘인베이젼’으로, 니콜 키드먼과 현재 007의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했다.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신체를 강탈해 전 인류를 모두 자신들의 종족으로 변이시키려 하고, 이에 따라 누가 이들에 의한 감염자인지 판별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 다다른다는 내용으로, 이 작품 역시 치밀하게 인간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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