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B급 액션스타들을 추억하며 (1)

by 한인신문 posted Jul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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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비디오 대여점의 황금기 속에서 소위 B급 액션영화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최고의 액션스타였던 아놀드 슈왈제네거나 실베스터 스탤론, 아니면 멜 깁슨이나 브루스 윌리스를 기용해 막대한 물량공세를 퍼붓는 메이저 헐리우드 영화들을 굳이 A급 액션영화라고 한다면, 이들 B급 액션영화들은 그에 비하면 다소 저렴한(?) 제작비로, B급 액션배우들을 기용하는 영화들이었다.

제작비도 저렴하고, 따라서 감독이나 제작진, 그리고 출연진도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던 만큼, 이들 B급 액션영화들은 아쉽게도 대다수가 그야말로 비디오용 졸작이 많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아주 가끔 제법 잘 만들어진 B급 액션영화들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와 함께 나름 인기를 끌던 이들이 바로 B급 액션스타들이었다.

이번 시리즈는 이들 B급 액션스타들, 그리고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액션 장르, A급 액션스타들, 이들의 결말 등에 대한 이야기들로 마련해 보았다. 아마도 여성 독자들에게는 별 흥미가 없는 주제일 수도 있겠지만, 8,90년대 액션영화의 황금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필자와 같은 이들에게 액션영화는 청소년기의 그리운 추억이자, 이제는 바뀌어 버린 시대의 쓸쓸한 현실로 다가오는 주제일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당시 B급 액션스타들 중에서도 가장 큰 획(?)을 그은 두 명을 꼽으라면 바로 장 클로드 반담(이하 반담)과 스티븐 시걸(이하 시걸)이다. 이들은 90년대에 비디오좀 빌려 본다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A급 액션스타들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으며, 신작이 비디오로 출시되면 항상 대여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 같다.

이 둘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동양무술 유단자라는 점이다. 반담은 가라데 챔피언 출신답게 화려한 돌려차기를 주종목으로 선보였으며, 시걸은 호신술, 합기도를 응용한 특유의 격투법(?)을 주종목으로 선보였다. 이들은 실제로 해당 무술을 상당히 오래 연마한 프로급 무술인인 탓에,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이들의 액션은 상당히 강렬했고, 어쩌면 이는 A급 액션스타들도 갖지 못한 재능이었던 것 같다.

액션영화는 20세기에 SF영화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으며, 흥행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장르였고, 거기에는 A급 액션스타들이 함께했다. 그러나, 이들 A급 액션스타들이 진짜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스타 자신들의 매력을 극대화시켜준 캐릭터, 연출자, 그리고 헐리우드의 물량공세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람보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당시 미국 우월주의와 함께 미국 대표 액션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아놀드는 ‘터미네이터’, ‘트루 라이즈’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만나는 행운을 통해 연출이 탄탄한 액션 영화들에 출연할 수 있었다. 멜 깁슨 역시 ‘리쎌웨폰’과 리처드 도너라는 연출자를 만나는 행운이 있었고, 브루스 윌리스도 ‘다이하드’와 존 맥티어넌이라는 연출자를 만나서 스타가 되었다.

당시 이들 A급 액션스타들의 인기가 워낙 상당했고, 이들의 출연료가 항상 신기록을 세웠던 탓에 이들 자체가 바로 액션영화 성공의 열쇠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이는 훗날 이들이 훌륭한 연출자와 뛰어난 작품, 캐릭터를 만나지 못했을 때는 형편없는 졸작과 흥행참패를 기록함으로써, 결국 이들을 기용하는 것 만으로는 결코 좋은 액션영화가 탄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이른다.결국 액션영화와 액션스타들의 성공에는 어쨌든 훌륭한 캐릭터와 실력있는 연출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SF만 있으면 SF영화가 성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여러번 증명되었듯, 액션영화 역시 액션스타와 물량공세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다른 영화들보다 더 뛰어난 연출이 필요한 장르라는 것이다. 이들 A급 액션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 이들의 결말 부분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고, 어쨌든 여기에 비하면 반담이나 시걸은 무술인 출신이라는 자신들의 배경만 가지고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해서 이룬 결실로 볼 수 있다.

이들은 훗날 한 두 편 정도 A급 액션영화를 만나서 A급 액션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름없는 연출자와 빈약한 스토리, 허술한 연출, 상대적으로 열악한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들에서 고군분투 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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