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박물관 및 미술 기행 18 /대영박물관

by 유로저널 posted Jan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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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신의 상징화와 부적 2

세트(set)를 신의 명부에서 지워버린 이집트인들.

인류가 신화를 만들고 그 신화를 계승하면서 시대마다 각기 다른 윤리와 사회인식을 반영한다. 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세트는 처음에는 별 다른 윤리적 저항 없이 이집트인의 권위를 부여 받고 전해져 내려온다.
고 이집트 역사에선 세트의 악한 성격이 그렇게 강조되지는 않았었다. 피라밋에 남아 있는 옛 문서에는 그가 오시리스의 형제일 뿐만 아니라 노(老)호루스의 형제로 되어 있으며, 그들 둘의 치열한 싸움에 대해서만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후에 역사는 세트의 성격을 악의 화신으로 묘사하고 있다. 세트는 오시리스 신화 중에서는 비옥한 토지, 관개 수, 빛 따위와 대립되는 불모의 사막, 건조, 암흑 등을 인격화한 영원한 적대 자로 표현되고 있다. 모든 창조와 선은 오시리스로부터 생겨나고, 모든 파괴와 악은 세트와 연결된다.
신화는 선의 회복하고 악을 징벌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세트가 집권을 하고 있는 동안 이시스의 아들 호루스는 델타의 저습지에서 성장하여 아버지 오시리스의 살해자 세트에게 복수하고, 그에게서 왕좌를 빼앗게 되었다.
세트와 호루스의 싸움은 신들의 판가름을 받게 되고 신들은 호루스의 편을 들어준다. 세트는 사막으로 추방된다.
이 신들은 고왕국 및 중왕국 시대의 부조(모양, 형상을 도드라지게 새긴 조각)는 왕 밑에서 나란히 포로를 끌고 가는 세트와 호루스의 모습, 또는 결합의 관념을 뜻하는 부호의 둘레를 상하 두 이집트의 여러 식물로 결합시키고 있는 형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러한 모습에 의해 스마 타우이, 즉 두 나라의 결합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신왕국 시대의 라메스 2세의 부왕은 자신을 다시 '세트의 집안'으로 자칭하고 라메스 2세 자신은 서슴지 않고 '세트의 사랑을 받은 자'라고 선언했다. 라메스 2세(재위 BC 1290∼BC 1223)는 성경의 출애굽기에 나오는 압제자이다.
이 라메스 2세의 세트 재 우상화에 오시리스의 숭배자들은 다시 격분한다. 이집트의 왕은 자신의 부족한 권위를 채우기 위해 신성화와 우상화를 신격화로 시도한 것이다.  '선한 존재'의 살인자에 대한 신앙이 라메스에 의해 다시 행해지고 있는 것을 보고 격분하여, 묘의 벽면에 새겨진 세트라는 저주받은 모습을 모두 없애고, 스스로를 세트의 집안이 아닌 오시리스의 집안으로 자칭했다.
기원전 10세기 중엽 제 22왕조에 접어들면서부터 다시 이집트인은 신을 심판한다. 그들은 세트를 오시리스의 살해 자로 본격적으로 징벌하기 시작한다. 세트의 모습을 한 조각상은 파괴되고, 부조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되며 그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은 모조리 없애버렸다.
마침내 세트는 이집트의 신들 가운데서도 내쫓겨 사악의 신이 되어 과거 상 이집트의 지방신은 신들의 적, 일종의 악마로까지 몰락해버렸다. 신의 우상화와 몰락이 이집트의 역사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집트 인은 나귀, 영양 등 사막의 동물들은 악어, 돼지, 전갈, 하마 따위와 더불어 세트를 따르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이 동물들의 몸 속에 사악의 신이나 그 부하가 승리자 호루스의 습격을 피하려고 숨어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전설에 의하면 세트가 호루스의 눈에 상처를 입힌 것도, 또 오시리스의 혼이 숨어 있다는 달을 매달 습격하여 뜯어먹는 것도 검은 돼지 탈을 쓰고 했다고 전한다.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British Media / writer Jun H..Hⓒ)
필자(h.h.Jun)미학 및 미디어 강사/ 한국에서 시인과 미술평론 및 연출가로 활동하다 현재 런던에서 체류하며 미디어 강사와 작품활동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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