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박물관 및 미술 기행 60 / 내셔날 갤러리

by 한인신문 posted May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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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와 종교개혁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the Younger) 의 대사들 2

이 그림이 제시하고 있는 의문점을 먼저 살펴 보도록 하자.
ㄱ. 왜 대사는 이런 그림을 주문했을까?
ㄴ. 왜 홀바인은 자기 일생에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대작을 자기의 작품 목록에 넣지도 않고 사인도 하지 않고 숨겼을까?
ㄷ. 왜 대사는 해골을 숨겨진 기호로 그리게 했을까?
ㄹ. 십자가 성상을 한 쪽 구석에 숨겨진 체로 반쯤만 겨우 알아보게 한 것은 무슨 뜻일까?
ㅁ. 왜 선반의 윗부분에는 천체의를 그리고 아랫부분에는 지구의를 그려 넣었을까?
ㅂ. 왜 조화를 상징하는 악기의 끈을 끊어지게 표현했을까?
ㅅ. 대사와 그의 친구는 왜 최고의 성장을 하고 나이를 표현하는 칼을 들었을까?
ㅇ. 수학책의 나누기 부분의 페이지는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ㅈ. 음악 책의 나누어진 두 페이지가 보여주는 것은 무엇일까?
ㅊ. 선반 위의 기구들이 상징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 그림을 보고 이렇게 최소한 10가지의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우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항부터 점검해 보며 이 열 가지의 의문을 풀어나가기로 하자.
르네상스 시대에 화가들은 소품을 상징성의 이미지로 주로 이용했다.
악기는 '조화(Hamony)'의 상징으로 당시의 화가들이 이용하던 오브제다. 이 악기의 부분을 잘 보면 줄이 끊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의미는 '조화'가 파괴 되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윗 부분 그림(그림 4 )의 천체의는 우주를 상징하고 아랫 부분(그림 5)의 지구의는 지상을 상징한다. 이 같은 오브제를 놓고 보면 그림 속에서 세상의 부조화, 무언가 삐꺽 거리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다시 그림(그림 8 )의 책을 보자.
이 책은 당시에 쓰이던 수학책으로 펼쳐진 부분은 나누기 셈 부분이다.
왜 작가는 나누기 부분을 펼쳐 묘사했을까? 이것은 당시 종교 개혁이 일어나고 세상이 신교와 구교로 갈등하고 있던 것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다시 그림(그림 9 )의 음악 책을 보자 .이 책의 두 페이지에는 각기 다른 노래가 표현되어 있는데 한 쪽은 당시 루터교에서 부르던 노래로 루터교의 합창 <성령이여 오소서>이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는 구교의 교리를 토대로 한 <십계>다.
이같이 지구와 천체의 이분화 표현, 산수책의 나누기 표현, 음악책의 이분화 표현으로 갈등이 간접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결국 끊어진 악기는 이러한 부조화의 세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단정 짓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이 두 사람은 당시 가톨릭을 신봉하는 프랑스의 대사와 주교라는 점이다. 이 그림이 그려진 1533년은 영국의 왕 헨리 8세가 교황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캐서린하고 이혼을 강행하고 둘째 부인인 앤과 비밀 결혼을 한 시기다.
이들은 정식적인 교황청의 재가를 기다리며 만약 허락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영국 교회는 교황청에서 분리될 것을 협박하고 있었다.

장 드 댕드빌 대사는 공식적으로 이 시기에 방문하여 영국의 동정을 살피고 교황청과의 관계를 소원하지 않게 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사의 임무와 상황을 그림에 표현했다고 생각하기에는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우선 그림을 그린 한스 홀바인의 종교적인 입장이다. 한스 홀바인은 종교 개혁지로부터 온 화가이었고 또 당시 진보적 교회주의자로 교황청을 비판하던 에라스므스의 소개장을 들고 런던에 온 화가였다. 당연 이런 종교적 입장이 모호한 한스 홀바인에게 그림을 주문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로 만약 가톨릭 교회의 고민과 영국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생각이 있었다면 이렇게 부조화를 강조하거나 책 속에 루터교에서 부르던 찬송가를 그려 넣고 줄이 끊어진 비올라를 그려 넣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도대체 이 그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들은 왜 이런 그림을 주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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