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29 > 크리스 오필리 Chris Ofili 전이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

by eknews posted Feb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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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똥아, 어디로 굴러 가니?
크리스 오필리 Chris Ofili 전이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


코끼리 똥을 소재로 한 영국의 대표적 현대 작가인 크리스 오필리 전이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에서 1월 27일부터 5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작품전은 1998년을 전후로 코끼리 똥을 소재로 해 각광을 받고 2002년에 마침내 영국 최고의 현대작가 미술상인 터너 프라이즈를 수상했다. 따라서 이번에 전시되는 오필리 전은 코끼리 똥의 2000년대 이후 행방을 찾는 전시가 되고 있다.
그의 작품이 정말로 한 시대의 영국 미술을 대표하는가에 대해서는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영국인들도 의심하고 있다. 2002년 터너 프라이즈 수상 지명자로 그가 발표되자 영국의 문화부 장관 킴 하웰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영국이 배출할 수 있는 최고의 아티스트 작품이라면 영국의 미술은 길을 잃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차갑고, 기계적이고, 개념적으로 말도 되지 않는다”고 그는 영국의 현대 미술의 방향성에 대해서 절망했다. 평론가 조너선 존스는 “여기 출품된 작품들은 하나의 공식을 잘 따르고 있을 뿐이다.
첫 눈에는 쇼킹하게 보이지만 그동안 써먹은 상투적이고 지루한 아이디어를 표현했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코끼리 똥은 미술적 아이디어가 아니라 광고 아이디어에 가깝다.”고 말한 후 상을 줄 이유가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빈곤한 영국의 현대 미술계에서 만약 크리스 오필리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면 사실 아무도 받을만한 사람이 없다.
아무튼 그나마 그 중에서도 괜찮은 작가이기 때문이다.  똥과 이에 버금가는 변기 등이 예술의 오브젝트와 소재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17년의 마르셀 뒤샹의 변기에 1960년대의 이탈리아 작가인 만조니의 똥 통조림, 한국의 동화 작가 권정생의 ‘강아지 똥’등이 있고 많은 나라의 이야기 속에 똥이 등장한다. 배설의 쾌감과 함께 오물에 대한 인간의 심성은 본능적인 자극성을 지니고 이 같은 까닭으로 똥은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소재가 되고 있다.
크리스 오필리가 주목을 받게 된 원인도 일단 똥이라는 재료와 예술은 상극적인 대립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마르셀 뒤샹은 더러운 배설물이 흘러버려지는 <변기>에 가장 먼 언어인 맑은 물이 퐁퐁 쏟아 나오는<샘>이라는 이름을 붙여 극단적인 거리를 예술적 행위로 포장해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는데 성공했다.
만조니의 경우도 자신의 똥을 통조림통에 넣고 포장한 후 그 캔에 ‘작가의 똥’이란 라벨을 붙이는 방법, 즉 <배설물>과 <먹는 식품이 담긴 캔>이라는 간극을 <작가의 똥>이란 라벨으로 거리를 좁혀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그가 만들어낸 수십 통의 똥 통조림은 현재 3억 원 이상에 거래가 되고 있고 주요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으니 예술 작품임은 의심할 여지없다.
그러나 크리스 오필리의 코끼리 똥은 이러한 똥이 주는 대립적인 상투성에 의존하진 않는다.
그는 <코리리 똥>을 <문화와 불의 씨앗>으로 전개 시킨 후 <정체성의 근원물>로 멋지게 환원시켰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이민 2세로 영국의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그가 영국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받고 짐바브웨를 방문한다.
이곳에서 그는 아이들이 자고 일어나면 코끼리 똥을 주으러 다니는 것을 목격하고 그것이 아주 중요한 취사도구와 불을 지피는 연료가 되는 것을 목격한다. 오래 전 한국에서도 논두렁이나 들판에 버려진 소똥을 소중하게 주어와 불씨로 쓴 일이 있었다.
식물을 주 먹이로 한 동물의 똥은 마르면 마치 촘촘히 엮인 건초더미처럼 되어 훌룡한 불씨와 연료로 활용될 수 있다. 불은 프로메테우스가 모진 형벌을 감수하며 인류에게 주었던 최고의 선물이었다. 물론 그것이 문화와 문명의 씨앗이 되었던 것이다.
영국 촌놈인 오필리는 짐바브웨서 코끼리 똥을 소중하게 가지고 돌아와 그것을 수지로 포장해 영구적 오브젝트로 변화시킨 후 자기 그림 위에 붙이고 때로는 그 것이 마치 문화를 뒷받침하고 있는 상징처럼 그림의 밑받침으로 이용한다. 그리고 똥 힘에 의해 마침내 뜨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데이트 브리튼 갤러리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 이후의 그림들은 그 똥들로 재수 좋게 뜨고만 작가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만 하다.
코끼리 똥이 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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