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다

by 한인신문 posted Aug 0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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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다.-칸트
당랑포선(螳螂捕蟬)-螳 사마귀 당, 螂 사마귀 랑, 捕 잡을 포, 蟬 매미 선.

전국시대 오나라 왕이 초나라를 침공할 계획을 세우자 오나라 문무대신들은 오왕에게 계획을 취소하도록 극구 권하였다.

그러나 오왕은 본디 성격이 강직하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은 꼭 하고 마는 고집불통인지라
"무릇 누구도 초나라 침공을 저지하는 자는 용서없이 모두 처단할 것이다." 라는 엄명을 내렸다.

이때 소유자라고 하는 대신이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고 여하간 오왕의 출병을 막고자 곰곰히 방책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그는 매일 아침 일찍 활과 화살을 들고 왕궁 후원에 나아가 배회하면서 아침 이슬로 그의 옷을 흠뻑 적시곤 하였다. 이상히 여긴 오왕이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이 하여 아침 일찍부터 옷을 적셨는고?"
"조금전에 신이 이후원에 와서 새를 찾아 활솜씨를 시험해 보려 했는데, 갑자기 나무 위에서 매미 한 마리가 소리 높여 우는게 들렸습니다.  매미가 붙어 있는 바로 뒤에 사마귀 한 마리가 두 팔을 내어 밀고 막 매미에게 덮치려고 하고 있고 바로 그 사마귀 뒤에는 꾀꼬리 한 마리가 묵묵히 앉아 있는데 그도 사마귀를 잡아먹으려고 온 정신을 기울여 주시하고 있더군요.
사마귀가 팔을 뻗어 매미를 잡자 꾀꼬리가 확 덮쳐가 사마귀를 잡아 한 입에 넣어 막 삼키려는 찰라에 신이 꾀꼬리를 조준하여 활을 쏘아 꾀고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막 달려가서 땅에 떨어진 그 꾀꼬리를 주우려다 옆에 못이 있는 것을 모르고 발을 헛디디어 물에 빠지는 바람에 이렇게 온 몸이 물에 젖었습니다. "

오왕이 듣고는 소유자의 언중의 말뜻을 깨달아 초나라를 침공할 계획을 포기하였다. - 한시외전(韓詩外傳)

사마귀가 매미를 노리고, 그 사마귀를 꾀꼬리가 노리고 그것을 한방에 잡으려는 인간이 있듯, 그러다가 인간마저 발을 헛디디고 마는 것은 코 앞의 이익만을 좇기 때문이리라. 정치든 외교든 아니면 이웃간의 갈등 등 이 모든 것들이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이야 다들 옳은 소리요 달콤한 언약처럼 들릴지라도 결국 생물계가 추구하는 것은 고픈 배를 채워야 하는 다급함에 매몰되다 보면 내 뒤에서 노리고 있는 적을 못 볼 때가 허다하다.
주린 배를 채워가는 것이 미물들에게는 먹이사슬이요, 인간계에는 삶의 편린들로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수 많은 영웅들의 공통점은 명분 있는 싸움터에서 죽어갔다는 것이다. 젊은 아가씨를 옆에 끼고 있다가 자신의 심복에게 당했던 동탁이나 박통이나 이들이 영웅으로 불러지지 못하는 커다란 이유가 이들의 죽음이 지저분한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리라.

유방 (劉邦)을 도와 한제국 건설의 초석이 되었던 한신 (韓信)은 불우 하던 젊은 시절에 시비를 걸어오는 시정(市井) 무뢰배의 가랑이 밑을 태연히 기어나갔다.
논두렁 깡패 몇 놈 때려잡자고 힘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인의 특질이 비분강개 형이 많다는 것이다. 듣기 좋은 소리로 하면 다혈질이요, 우리말로 하면 성질이 급하다는 것이다.

‘욱’하는 성질 때문에 신세 망친 놈들이 하도 많은 세상에 뉴스거리도 안되지만 그 ‘성질 급하다.’는 것을 ‘화끈하다.’ 혹은 ‘사내답다.’고 착각하는 여자들 또한 그 놈팽이 만나 신세 한탄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
환갑 되기 전에 보따리 싸는 것이 스트레스 쌓여 암으로 세상 뜨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일이다.

이러한 성질 급함이 개인문제라면 도장 찍고 마는 것이겠으나 이것이 집단이나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일을 내도 한참 큰 사단을 내고 마는 것이 역사가 보여준 교훈 아닌가.

몇 천명이 떼거지로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선교한답시고 우왕을 떨어대다가 쫓겨나더니 결국 애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도래하게 한 것이다.

시청 앞을 가득 메우고 성조기를 흔들어대던 한국의 대형교회 목사님들과 그 추종 신도들은 이 판국에 다들 피서를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이웃과 형제와 화목한 뒤에 신 앞에 서라 했거늘 요즘 세상은 마빡에다 ‘나 종교 믿으요’ 하면서도 세상을 갈등으로 몰아가는 반신앙적 탈레반 같은 친구들이 꼭 아프가니스탄에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한인신문 편집장 박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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